피겨 유영이 발리예바 악어의 눈물에 보인 반응 ㄷㄷ(ft.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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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유영이 발리예바 악어의 눈물에 보인 반응 ㄷㄷ(ft.7년)


지난 17일, 중국의 편파 판정 논란 속에서도 최민정 선수가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남자 계주 결승에선 네 명의 선수들이 은메달을 목에 걸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죠. 


그런데 이번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종목과 마찬가지로 억울한 조건 속에서 경기를 펼치게 된 종목이 있으니, 바로, 피겨스케이팅 종목입니다.


여자 피겨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러시아의 발리예바 선수의 도핑 의혹에도 스포츠중재재판소는 발리예바의 경기 출전을 허용했는데요.


전 세계인들이 반발을 한 이 상황에서 결국 은퇴 후 무려 8년간 어떠한 사견도 드러내지 않았던 김연아 선수가 등판해 일침을 가했습니다. 그녀는 단 세 장의 문장으로 IOC(국제올림픽위원회)를 움직이게 만들었죠. 



그런데 이렇게 레전드 김연아 선수까지 나서게 만든 피겨계의 도핑 의혹 사태에도 한 대한민국 선수는 뜻밖의 태도를 보였는데요. 좀 더 알아볼까요?

# 악어의 눈물


김연아 선수를 놀라게 했던 놀라운 기술력이 알고 보니 전부 약물 덕분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뒤, 지난 15일 발리예바 선수는 이전과 다른 불안한 모습으로 무대를 펼쳤습니다. 대회 내내 어두운 표정이었던 그녀는 결국 무대를 마친 뒤 눈물을 보였고, 취재진의 질문에는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는데요.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진짜 눈물 흘려야 할 선수들이 따로 있다”, “악어의 눈물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등의 냉철한 반응을 보였죠. 발리예바 선수는 도핑 의혹에 대해 “할아버지가 복용하는 약물이 섞여 샘플이 오염됐다” 라는 성의없는 해명으로 더욱 뭇매를 맞고 있죠. 


게다가 발리예바 선수의 도핑 논란으로 인해 그녀가 메달권에 입상할 경우, 시상식을 열지 않을 것이란 IOC의 결정으로 그 피해는 다른 선수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 유영


발리예바 선수가 눈물을 흘리며 의미없는 1위에 올랐던 지난 15일, 한국 중계진들은 유례없는 침묵의 중계로 대응했습니다.


한편, 대한민국의 유영 선수, 김예림 선수 역시 각각 6위, 9위에 올라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했는데요. 특히, 유영 선수는 발리예바 선수 다음 순서로 무대를 펼치게 되어 취재진들의 질문 세례를 받아야 했죠. 


하지만 유영 선수는 발리예바 선수에 대해 “별 생각 하지 않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려 한다.”며 무시로 일관해 자신의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이후 안정적인 연기를 마친 뒤 유영 선수는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 “전에 선수(발리예바) 신경이 안 쓰였다면 거짓말이다. 내 스케이팅이 우선이다. 여러 사건을 신경쓰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만큼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죠.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충분히 멘탈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유영 선수가 잘 대처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물론 이번 경기에서도 다소 의아한 판정이 있었습니다. 깔끔해 보였던 유영 선수의 트리플 악셀을 두고 심판진은 점프의 회전 수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내렸는데요.


이에 점수가 크게 떨어져 2.31점을 받았는데 이는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다 넘어지거나 두 발로 착지한 다른 선수들보다도 적은 점수였죠. 물론, 유영 선수는 깔끔히 받아들였지만 누리꾼들은 심판의 판정에 대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 7년 


게다가 이번 경기에서 유영 선수가 시도한 트리플 악셀 기술은 그녀가 무려 7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하며 이뤄낸 결과였기에 그 의미가 더욱 컸는데요.


7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이유는, 피겨 스케이팅 종목의 경우 선수들이 성장하면서 키와 몸무게에 변화가 생길 때마다 점프의 회전축을 바꿔줘야 하기 때문에 기술을 훈련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에서 수년간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김연아 선수를 인정하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죠. 


게다가 유영 선수는 훈련을 하며 최근 도핑 의혹이 터진 러시아 선수들의 완벽에 가까운 쿼드러플(4회전) 점프 성공 장면을 보며 알 수 없는 상실감과 무기력감을 느꼈다고 하는데요.


그녀에게 발리예바의 도핑 사태는 분노할 포인트인 동시에, 오히려 그동안의 부담감을 내려놓고 자신의 정직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들게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번 올림픽에서 유영 선수의 훈련은 다른 선수들이 모두 떠난 링크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얼음을 다듬고 있을 때까지 이어졌다는 후문이 들려왔는데요. 유영 선수가 발리예바 사태에도 침착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던 건 그간 자신이 일궈온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이죠. 

# ‘깨끗함’ 


한편, 이번 발리예바 사태에 한국 선수들 역시 대놓고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는데요. 김연아 선수의 이례적인 일침에 전 세계가 주목한 것은 물론, 이번 올림픽 내내 한국에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냈던 중국 역시 김연아 선수의 성과와 일침에 동감한다는 반응을 보였죠. 


남자 피겨 사상 첫 올림픽 톱5에 진출한 차준환 선수는 “스포츠는 깨끗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여자선수들이 4회전 점프를 성공하는 등 높은 기술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많았는데 도핑 문제가 발생한게 안타깝다”라며 소신있는 발언을 날렸습니다. 


유영 선수와 함께 안정적인 연기를 펼친 김예림 선수 역시 “대다수의 선수들은 이 일에 관해 안 좋게 생각한다.” 라고 심경을 드러낸 한편, “올림픽은 오랫동안 꿈꿨던 무대이기에 일단 나 자신에 집중할 것.” 이라며 쿨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실제로 유영 선수와 김예림 선수는 지난 경기를 마친 뒤 씩씩하게 “큰 경기를 했더니 배가 너무 고프더라.”라며 함께 선수촌에 들어가 도시락을 먹었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죠. 


유독 각종 비리와 편법들이 판을 쳤지만 결국에는 정직하게 땀 흘린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제대로 돋보였던 2022 베이징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들의 남다른 멘탈은 그 뒤에서 묵묵히 견뎌온 시간들과 노력이 스스로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덕분에 완성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보여줄 무대가 더 많이 남은만큼, 대한민국 피겨 선수들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시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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