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로 나왔는데 맨날 헛소리만 하다가 폭망한 출연자 TO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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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비연예인 전문가의 역할이 방송가에서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은 걸출한 입담과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자아내는 이들도 있지만 ‘전문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전혀 전문적이지 않은 발언들이 논란이 돼 사라진 이들도 있는데요.

오늘은 전문가로 나왔는데 맨날 헛소리만 하다가 폭망한 출연자 TOP 3를 알아보겠습니다.

<황교익>

2010년 이후 불어닥친 먹방 예능 인기에 힘입어 한국 최초의 ‘맛칼럼니스트’라는 이색적인 직업으로 주목을 받으며 한동안 스타급 인기를 누렸던 황교익.

특정 음식의 역사는 물론 생산과 가공, 소비에 이르기까지 박학다식한 면모를 비롯, 청산유수 말솜씨까지 뽐내며 <수요미식회> <알쓸신잡> 등 음식 관련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내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는데요. 황교익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데엔 방송 실력도 실력이지만 앞뒤 재지 않는 시원시원한 쓴소리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과거 황교익은 이영돈 PD, 강레오 쉐프 등 불미스러운 논란에 휩싸여 대중들의 뭇매를 맞은 유명인들을 향해 “음식 가지고 어떤 장난을 치는지 전문가에겐 다 보인다” “최현석의 허세는 귀여운데 진짜 허세는 따로 있다” 등 신랄한 논조의 공개 저격을 감행, 사이다라는 반응과 함께 네티즌들의 박수를 받은 바 있죠.

하지만 대중의 호의적인 반응에 기세가 등등해졌는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리며 잘 나가던 방송 활동에 빨간불이 커졌습니다. 황교익의 저격 대상은 친근한 캐릭터로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던 요리연구가이자 이제는 어엿한 예능인인 백종원이었는데요. 백종원의 설탕 과다 사용에 대해 “백종원 식당 음식은 다 그정도다. 맛있는 음식은 아니다”라고 하는가 하면 그가 출연하는 <골목식당>과 관련하여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등 여러 차례 백종원을 대놓고 저격한 황교익.

게다가 ‘웬 뚱뚱한 아저씨’ ‘그 선생’이라는 둥 인신공격성 표현까지 서슴지 않으며 건강한 비판이 아닌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비난이라는 지적이 이어졌고 황교익을 향한 여론은 빠르게 냉각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과거 여러 방송, 인터뷰에서 언급한 근거가 빈약한 발언들이 회자되며 맛칼럼니스트라는 직업의 신뢰성을 의심받는 데까지 이르렀는데요.

황교익이 추정이 아닌 확신에 찬 표정으로 단언한 멘트들을 모아보면 황당할 따름입니다. 달걀 껍질색과 성분은 크게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흰 달걀이 갈색 달걀보다 맛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달걀이 말이 없다고 강조하거나, 아이스크림의 공기 함유량이 80% 이상이라고 말했다가 식품 관계자에 의해 “그런 음식이 있다면 칼로리가 낮은 수퍼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공개적인 디스를 당하기도 했는데요.

뿐만 아니라 한국의 김치가 과거에 비해 맛이 없어진 이유에 대해 “컬러 TV의 보급 이후 양념을 강하게 해서 보여주는 방송들 때문”이라는 인과관계가 전혀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마치 사실처럼 늘어놓기까지.

무엇보다 네티즌들을 분노하게 만든 건 시종일관 우리나라는 깎아내리면서 일본을 찬양하는 듯한 황교익의 태도였는데요. 일본 음식을 향한 우호적인 입장이 견지하면서 불고기와 장어, 멸치육수 등 우리나라 음식이 일본에서 유래된 음식이라는 일명 ‘만물일본설’ 주장까지 이어간 황교익.

그가 내뱉은 말들이 사실에 입각한 주장이라면 모르겠지만 대부분 사실과 전혀 다르거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결국 논란에 논란을 거듭하면서 현재는 ‘교이쿠상’ ‘맛완용’ 등 수많은 멸칭으로 불리며 방송가에서는 퇴출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입니다.

<최광희>

독설이 특기이자 혹평이 취미라는 영화평론가 최광희인데요. 지난해 1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적인 극찬을 자아내던 가운데 미국 최대 규모의 시상식인 아카데미에 후보로 올라 실제 상까지 수상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던 상황.

최광희는 KBS의 한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온국민이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오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습니다. 그가 방송에서 주장한 내용들을 요약하자면 기생충에는 영어 대사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작품상이나 감독상 수상은 물론이거니와 노미네이트조차 힘들고, 외국어영화상 하나만 받아도 거의 기적이라고 하는데요.

당시 여러 언론과 방송 프로그램에서 수상 가능성을 점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 아닐 수 없는데, 결과적으로 영교익 최광희의 예측은 100% 빗나갔습니다. 물론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고 해도 신이 아니기에 완벽히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겠죠. 하지만 최광희가 당시 근거랍시고 언급한 내용들은 예측이 맞고 틀린 걸 떠나서 영화 평론가의 입에서 나온 내용들이라고 보기엔 믿기 힘들 정도로 구멍이 많다는 게 문제입니다.

최광희는 당시 전화 인터뷰에서 “아카데미의 작품상을 받으려면 일정 정도 영어 대사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작품 속 배우들의 영어 대사 비율이 50% 이상이어야 수상이 가능한 기준은 ‘골든글로브상’에만 존재할 뿐 아카데미 작품상은 애초에 비슷한 제약조차 존재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바로 직전 해인 2019년에도 비영어권 작품인 <로마>가 작품상 후보에 오른 바 있었지만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한 채 후보조차 오르는 게 힘들다고 단언하는 모습은 전문가로서 자질을 갖추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었는데요.

이쯤되면 기생충의 선전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혹평을 내놓는 게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제기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닌듯 한데, 최광희의 기생충 디스는 실제 오스카 수상 이후에도 계속 됐습니다. 무려 4관왕을 따낸 기생충 출연진과 제작진이 무대 위에 올라 소감을 전하는 순서에서 CJ그룹의 이미경 부회장이 수상 소감을 전한 것에 대해 “투자배급사 오너가 영화상 수상대에 올랐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도 없다” “천민 재벌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날선 반응을 보인 것인데요.

하지만 이마저도 무지에 의한 단순 역정 내기에 불과했습니다. 이미경 부회장은 최광희의 말대로 일반 투자자가 아닌 기생충의 책임 프로듀서이며 아카데미 작품상은 지난 수십여 년간 제작자가 수상 소감을 전하는 게 일종의 관례로 여겨지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전통에 따라 제작자가 수상 소감을 전하는데 ‘천민 재벌 속내’라며 비난할 근거 역시 전혀 없었죠.

인터뷰 전 인터넷 검색이라도 제대로 했다면 틀리지 않았을 내용들까지 모조리 틀리는 최광희에 대해 네티즌들은 “영화 평론가 맞냐” “쪽팔린다” “역시 영교익답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설민석>

한때 대한민국 역사 강의는 이 사람 등장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만큼 대한민국 전체에 역사 공부 열풍을 몰고온 역사 강사 설민석.이전까지만 해도 역사는 연도만 달달 외워야 하는 재미없는 과목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몸소 연기까지 선보이는 설민석의 매력적인 강의 스타일과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특유의 입담은 곧 수험생들의 뜨거운 반응을 자아냈고 설민석은 이내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역사 강사로 이름을 떨치게 됐는데요.

유명세에 힘입어 2012년에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 재미있는 역사 강의로 또 한 번 화제몰이에 성공하면서 강의 대상을 수험생에서 시청자로 넓히는 데 성공했습니다.

<선을 넘는 녀석들> <책 읽어드립니다> <벌거벗은 세계사> 등 설민석이 없었다면 탄생하지 않았을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 연이어 성공하며 설민석은 그렇게 전업 방송인으로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듯 보였습니다. 2020년에는 강사직을 아예 은퇴하고 본격적인 전문 방송인으로 전업한 설민석.

그러나 수년간 지속된 인기와 명성은 갑자기 불거진 석사 논문 표절 의혹을 시작으로 한순간에 무너지게 됐는데요. 지난해 12월, 한 언론사에서 논문 표절 검사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과거 설민석이 내놓은 석사 논문의 표절율을 검사. 무려 52%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한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일반적인 연예인도 아니고, 수험생과 시청자들에게 바른 역사 정보, 역사 의식을 심어주어야 하는 역사 강사가 논문을 표절했다는 사실은 큰 충격을 자아냈고 중대한 사안인 만큼 설민석은 곧바로 자신의 표절 사실을 인정하며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는데요.

그러나 논란은 논문 표절 사건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논문을 표절한 건 그만큼 실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속속 나오면서 역사 강사로서 설민석의 실력에 근본적인 의문을 품는 목소리들이 제기됐고, 이 과정에서 전문성 논란이 불거진 것이죠.

추후 드러난 설민석의 과거 발언들은 논란의 여지가 상당히 많습니다.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편 방송에서는 가장 기본적이라고 할 수 있는 지도가 엉터리인 것은 물론, 인터넷 블로그에서나 볼 법한 낭설 수준의 내용들을 마치 역사적 사실인 양 흥미 위주로 이야기하다 당시 프로그램 감수를 맡았던 국내 최고의 이집트 전문가로부터 지적을 당한 바 있죠.

여기에 더해 과거 직접 발간한 저서와 강의에서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이 룸살롱에서 낮술을 마셨다”라는 문제적 발언을 했다가 민족 대표 유족들로부터 사자명예훼손죄로 고소를 당하고, 비교적 최근인 2019년에 발간한 <설민석의 삼국지> 책에서는 성이 ‘공손’이고 이름이 ‘찬’인 ‘공손찬’을 유비가 ‘손찬 형님’이라고 부르는 초등학생도 안 할 역대급 오류까지 저지르는 등 강사로서의 역량이 의심될 만한 지점이 차고 넘치는데요.

알맹이는 부실하고 껍데기만 번지르르한 그의 발언은 이후 음악 장르로까지 확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재즈, 힙합, R&B 음악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다 허위 사실에 가까운 내용들만 언급하다 음악 평론가들에게 가루가 될 때까지 까이기도 했죠. 이렇게 부실한 지식으로 이 정도의 위치까지 오른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라고 해야 할지, 사람들은 이런 설민석을 설교익이라 부르며 조롱하고 있습니다.

세 사람의 단정적이면서도 확신에 찬 발언들에 분명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혹 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터치 몇 번이면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양질의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시대에 사실과 전혀 다른 가짜 내용을 전파하고, 무근거 주장을 마치 사실인 양 힘주어 말하는 건 ‘눈 가리고 아웅’일 뿐 언젠간 들통난다는 사실, 뒤늦게나마 알아두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