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주현>
젊은 땐 뚜렷한 이목구비와 젠틀한 매력의 꽃미남 이미지로, 나이 들어서는 중후하고 인자한 아버지의 이미지로 시대 불문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간 중견배우 노주현.
특히 노주현은 2000년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서 기존 이미지를 탈피한 유쾌하면서도 귀여운 가장 캐릭터를 연기하며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호평을 자아낸 바 있죠.
하지만 2008년 시트콤에서 보여준 옆집 아저씨 같은 소탈한 이미지와 전혀 상반된 폭행 사건에 연루되며 구설에 오르게 됐습니다.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의상 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프리랜서 스태프 B씨와 C씨가 노주현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나선 것인데요.
두 사람의 폭로 내용은 믿기 힘들었습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노주현은 자신이 입을 의상이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도 오가는 대기실에서 그날 처음 본 B씨의 정강이를 수차례 발로 차고, C씨의 경우 양쪽 뺨을 때리기까지 했다는데요. 어떤 이유에서든 물리적인 폭력은 용인할 수 없죠.
더욱이 고작 의상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스태프에게 폭행을 가하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도 않고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충격적인 소식에 몇몇 언론사가 관련 내용을 공론화하기 시작했고 취재 과정에서 노주현과 통화를 시도, 노주현으로부터 들려온 답변은 황당 그 자체였습니다.
노주현은 “드라마 스태프는 모두 딸 같은 애들인데 그럴리 없다”며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잉를 똑바로 하라는 의미에서 뺨을 톡톡 두들겨 줬을 수는 있다”라고 두 사람의 폭로가 모함이라고 주장했죠.
이에 취재진이 자세한 정황과 피해자 진술서를 제시하며 재차 묻자 “이미 의상팀 팀장을 만나 오해를 다 풀었다”며 순식간에 말을 바꾼 노주현.
당시 B씨, C씨가 피해 내용이 상세히 기재된 진술서를 작성해 방송국 측에 보냈지만 노주현이 자신들의 방송사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는 이유로 쉬쉬하면서 노주현은 이후에도 별탈 없이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서야 관련 내용이 퍼지며 노주현은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했는데요. 방영 당시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장면들도 갑질 폭행 사건이 알려진 뒤부터는 고의로 한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낳는 상황입니다.
<유오성>
남성미 넘치는 카리스마 짙은 연기로 유명한 배우 유오성은 과거 영화 <도마 안중근> 촬영 당시 한 스태프를 감금,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그러나 작품 개봉과 동시에 논란이 사그라들며 크게 문제 되지 않았고, 유오성 역시 별다른 입장 표명이나 수습 없이 유야무야 넘어갔는데요.
이후 수년이 지난 2011년, 토크쇼 <승승장구>에 출연해 2004년 불거진 스태프 감금 폭행 논란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연 유오성!
유오성은 스태프를 때린 건 사실이며, 방에서 때렸으니 감금한 것도 맞다고 순순히 인정하면서도 앞뒤 맥락은 보도된 내용과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촬영을 위해 중국에서 묵게 된 숙소가 천장도 다 뜯겨있을 만큼 컨디션이 좋지 않아 스태프에게 방을 바꿔줄 것을 요구했지만, 스태프가 “그거밖에 없어요. 거기서 주무세요”라며 건성으로 대답했고, 이에 화가 나 복도에 살짝 손찌검을 했다고 전했는데요.
작은 소란에 주변 스태프들이 복도에 나오자 유오성은 맞은 스태프를 생각해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고, 이후 스태프에게 사과한 뒤 서로 좋게 마무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작품 촬영이 모두 끝난 뒤 10개월이나 지나서 회사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지 못한 해당 스태프가 악의를 품고 자신에 관한 악성 루머를 퍼뜨린 것이라고 주장했죠.
당시 유오성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스태프가 인터넷에 올린 글에 따르면 유오성이 피가 주변에 튈 정도로 마치 야만인처럼 자신의 머리채를 잡고 옷까지 벗겨가며 숨쉴틈도 없이 2시간 동안 폭행했다고 하는데…
만약 유오성의 말처럼 루머로 부풀려진 내용이라면 굉장히 억울한 상황! 이후 유오성은 해당 스태프와 전화 통화를 시도했고, 스태프로부터 유선으로 “죄송하다”라는 사과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승승장구> 방송이 끝나자마자 촬영 당시 유오성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스태프 강씨가 직접 등판해 해명에 나섰는데요.
강씨는 “사과를 원했지만 유오성은 그동안 단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다”고 주장, “합의한 적도 없는데 합의서가 있으면 공개하라”면서 감금 폭행 후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돈이 필요했다면 진작 고소를 했을 것”이라면서 유오성의 주장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혹시나 합의금을 줄 의향이 있다면 불쌍한 사람 도와주게 차인표-신애라 부부에게 주라”며 유오성의 발언을 비꼬기도 했죠.
당시 유오성을 포함한 배우와 스태프들이 머문 숙소의 CCTV 증거 영상은 없었지만, 강씨는 폭행을 당한 뒤 중국 현지에서 촬영한 CT 사진 등의 증거를 제시, 자신이 돈을 원해 가짜 루머를 퍼뜨렸다는 유오성의 주장을 반박했는데요.
여러 증거를 제시해 주장의 신빙성을 더하는 강씨와 달리 유오성은 합의금 지급 내역은 물론 단 하나의 증거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현재로서는 강씨의 주장이 사실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김생민>
1992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브라운관에 데뷔했지만 4년여 간 별다른 활약 없이 무명 생활을 해야 했던 김생민!
이후 특유의 서글서글한 매력과 재치있는 입담으로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한 그는 1997년부터 <연예가중계> <출발 비디오여행> 등에 리포터로 출연하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는데요.
비록 동료 개그맨들처럼 톱스타 위치는 아니었지만 안정적인 진행 실력을 겸비한 최고의 리포터로 장장 20년간 가늘고 긴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죠.
눈에 띄는 것 없이 잔잔하게 리포터로 활약하던 김생민은 2017년 인생의 전환점이 된 프로그램을 만나 떡상에 성공합니다.
바로, 평소 잘 알려진 자신의 절약왕·짠돌이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 <김생민의 영수증>인데요. 김생민의 영수증은 당초 개그우먼 송은이, 김숙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비밀보장>의 코너로 방영됐지만 뜨거운 호평에 힘입어 KBS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 프로그램의 중심인 김생민의 인기도 고공행진하기 이르렀죠.
“스튜핏!” “그뤠잇!”이라는 데뷔 최초의 유행어까지 탄생시킨 데 이어 자신의 저축 노하우를 가감없이 공개하며 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을 자아낸 김생민. 프로그램의 인기를 발판으로 김생민의 첫 전성기는 화려하게 열렸습니다.
수많은 재테크 강의에 1순위로 섭외되는가 하면, 영수증 속 이미지를 그대로 따온 10여 편의 광고에도 출연, 여기에 출연하는 고정 프로그램도 2개가 더 추가되며 영수증 론칭 1년만에 역대급 떡상 행보를 기록하게 됐죠.
무엇보다 본인 생활에는 절약 정신이 투철한 반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후배들을 위해서는 물심양면 돈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 재조명되며 대기만성형 호감 인물로 박수를 자아내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무섭게 치솟던 김생민의 인기는 1년도 채 가지 못했습니다. 2018년, 한창 연예계 미투 운동이 가속화되던 시기 김생민 역시 미투 가해자로 지목돼 논란을 낳았기 때문인데요.
피해자인 방송국 스태프 A씨의 주장에 의하면 2008년 김생민은 노래방에서 진행된 한 회식에서 평소 인사 정도만 하고 지내던 자신을 복도 끝방에 데려가 추행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피해자는 한 명이 아니었는데요, 같은 날 다른 스태프 B씨에게도 A씨에게 저질렀던 만행과 비슷한 추행을 저지른 게 드러나 큰 충격을 안겼죠.
당시 A씨는 김생민에게 당한 추행 사실을 알리며 제작진에게 김생민의 퇴출을 요구했지만 방송국과 제작진은 역시 연예인 편이었던 걸까요?
가해자 김생민은 버젓이 활동을 이어갔고 정작 퇴출된 사람은 A씨였습니다.
그렇게 김생민으로부터 추행을 당한 뒤 직장까지 잃는 고통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던 A씨는 이로부터 10여년이 흐른 2018년, 다른 피해자들의 미투 운동에 힘입어 모 언론사에 관련 사건을 제보, 뒤늦게나마 김생민의 악행이 공론화될 수 있었죠.
해당 언론사는 약 3주간 집중 취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A씨와 김생민의 대면 자리를 마련, 이때 김생민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A씨에게 때늦은 사과를 전했다는데요.
하지만 김생민은 사과까지 해놓고 언론사가 기사를 내기 직전까지 모른척 활동을 이어오다가 기사가 나자마자 빛의 속도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습니다.
이후 한 팟캐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은근슬쩍 복귀 각을 쟀지만 네티즌들의 비난이 폭주하면서 무산됐고, 현재까지도 방송 복귀는 요원해 보이네요.
자신이 나이가 더 많고, 돈을 더 많이 버는 인기 연예인이라고 하여 함께 일하는 스태프에게 갑질을 행사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당장의 현실에 눈이 멀어 갑질 가해자가 돼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다가는 오늘 살펴본 세 사람처럼 언젠가 제대로 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사실,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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