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 도중 주연배우가 사고쳐서 주인공이 바뀐 드라마 TO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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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드라마는 기발한 스토리와 설정, 높은 완성도 등 호평을 받으며 어느덧 세계적인 반열에 올라갔습니다. 드라마의 흥행을 결정짓는 요소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 시청자들의 몰입을 유도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무엇보다 중요할것 같은데요. 그런데 한창 캐릭터에 푹 빠져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던 와중에 다른 사람도 아닌 주연 배우가 갑자기 바뀌어버린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방영 도중 주연배우가 사고쳐서 주인공이 바뀐 드라마 TOP3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3위

날아라 개천용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은 억울한 누명을 쓴 사법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국선 변호사와 생계형 기자의 정의 구현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실존 인물들을 모티브로 한 사실감 있는 설정과 배우 권상우, 배성우의 만남으로 2020년 10월 첫 방송 전부터 큰 기대와 관심을 모은 바 있는데요. 첫방 이후에도 마니아층이 탄탄한 법정물 장르에 코믹함까지 더해져 호평을 받았지만 12월 11일, 주인공 박삼수 역을 맡은 배성우의 음주운전 사건이 터지며 촬영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가뜩이나 배성우의 극중 역할이 정의감 넘치는 사회부 기자인지라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 상태로 적발된 배성우를 향한 비난은 더욱 거세졌고 작품 하차를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도 빗발쳤는데요. 음주운전의 심각성을 감안하여 제작진은 곧바로 배성우의 하차를 공식화했고 12일 12회 방송 이후 3주간 재정비 시간을 갖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미 배성우로 촬영을 마친 16회까지의 촬영분은 최대한 편집해 방송한다고 해도 나머지 4회분은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 되었는데요. 주연배우가 불미스러운 일로 하차한 와중에 단 4회분 촬영을 위해 중간 합류할 배우가 몇 명이나 있을지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었던 가운데 구세주처럼 등장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배우 정우성입니다.

정우성은 배성우가 소속된 기획사 ‘아티스트 컴퍼니’의 이사로 소속 배우가 친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톱배우이자 회사 이사가 직접 나서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정우성이 TV 드라마에 출연하는 건지난 2011년 <빠담빠담> 이후 무려 8년만이라고 하는데요. 그러나 역대급 대타 덕분에 반짝 이어진 관심도 잠시, 정우성은 자신의 연기가 아닌 배성우가 구축한 캐릭터를 그대로 흉내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고 이 같은 모습이 작품에 그대로 드러나며 시청률 반등엔 실패하고 쓸쓸히 퇴장해야 했습니다.

2위

조선생존기


매번 ‘뻔하다’ ‘식상하다’라는 일부 부정적인 반응을 자아내면서도 마치 흥행 보증수표처럼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꾸준히 사용되는 장치가 있는데요. 바로 ‘타임슬립’입니다. 지난 2019년 6월 첫선을 보인 TV조선의 <조선생존기> 역시 이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드라마로, 2019년의 청년과 1562년의 임꺽정이 만난다는 나름 참신한 스토리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주연 배우으로 과거 <쾌도 홍길동>을 통해 비슷한 스타일의 사극을 성공적으로 소화한 강지환을 캐스팅하고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비인기 종편 채널이라는 한계 때문인지 시청률은 다소 저조했습니다. 그러나 소리소문 없이 잔잔하게 방영 중이던 드라마가 갑자기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진입하는 기현상이 펼쳐졌는데요. 20회 중 10회를 마무리한 시점에 주연 배우 강지환이 성폭행, 성추행 혐의로 긴급 체포되는 제작진 입장에선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위기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원톱 배우가 다른 범죄도 아니고 성범죄에 휘말리는 건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이내 대중의 관심은 강지환의 범죄 사실 여부와 드라마의 존폐 여부로 향했는데요. 이미 전체 분량의 절반가량이 완료된 시점에 배우는 성범죄 혐의로 하차, 작품 시청률은 저조한 1%대를 웃도는 최악의 상황에서 강지환의 바톤을 이어받을 배우를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얼마 후 극적으로 배우 서지석이 강지환의 대타로 결정되며 긴급 투입됐고, 그대로 폐지될 운명에 놓여있던 조선생존기는 가까스로 재촬영에 돌입할 수 있었습니다. 쉽지 않은 선택을 한 서지석은 중간에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매끄러운 연기를 펼치며 좋은 평가와 격려가 이어졌는데요. 그럼에도 저조한 시청률은 계속 됐고, 결국 조선생존기는 기존 예정보다 4회가 부족한 16회만에 조기 종영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1위

달이뜨는강


주연 배우가 방영 도중에 사고를 친 건 아니지만 과거에 친 사고가 방영 중간에 밝혀져 막대한 피해를 입은 드라마도 있습니다. 바로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야기인 평강공주와 온달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KBS 드라마 <달이 뜨는 강>입니다. 차세대 로맨스 여신으로 평가받는 배우 김소현과 원톱 남자배우로 인기를 굳힌 지수의 조합으로 2021년 최고의 기대작이라는 평과 함께 첫방부터 10%에 가까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달이 뜨는 강은 방영 시작 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3월 2일 연예계에서 잇달아 불거진 일명 ‘학폭 미투’ 논란에 주연배우 지수가 이름을 올리며 급 제동이 걸렸는데요. 무엇보다 지수로부터 언어적, 물리적 폭행을 당한 피해자들과 동창들의 증언이 기존 학폭 가해자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이었기에 파장은 겉잡을 수 없이 커졌고, KBS 청원 게시판에는 지수의 하차를 요구하는 청원 게시글까지 올라올 정도였습니다.


결국 폭로 이틀만에 지수가 직접 자신의 폭력 사실을 인정하는 자필 사과문을 게재하면서 지수의 하차는 논란의 여지 없이 결정됐는데요. 그러나 달뜨강은 이미 전체 분량의 95% 수준인 18회분까지 촬영이 완료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한창 궤도에 올라 있는 시청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당장 바꿀 신속한 배우 교체가 불가피했습니다.


지수의 빈자리는 곧바로 배우 나인우로 대체되고 제작진은 8회부터 나인우가 연기하는 온달로 재촬영에 들어갈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후 제작진과 나머지 배우들의 노고 덕분에 지수가 빠진 <달.뜨.강> 은 차질 없이 방송에 성공했는데요. 특히 나인우는 갑작스러운 합류에도 배역에 잘 녹아드는 연기를 선보여 대중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습니다. 물론 주연 배우 얼굴이 하루 아침에 바뀌는 황당한 상황에 어색하다는 반응도 일부 있지만 모두가 패닉에 빠질 수 있는 초유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걸 보면 큰 고비는 잘 넘긴 것으로 보입니다.


드라마를 대표하는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이 바뀌는 건 작품 완성도는 물론이고 극의 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가장 치명적인 상황입니다. 위 3가지 사례와 비슷한 상황을 예방하려면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검증에 검증을 거치는 제작진의 신중함이 필요하겠습니다. 하지만 이에 앞서 본인의 잘못으로 말미암아 수많은 스태프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배우 스스로가 조심성 있는 자세가 먼저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