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그대로 목숨 걸고 찍은 한국 TV프로 TO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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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와 각종 OTT 서비스 자체 프로그램 탓에 방송국의 명성이 예전만 못하다고는 하지만, 재미있고 유쾌한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주는 예능부터 평소 접하기 어려운 장소, 이슈들을 다루는 다큐멘터리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소재와 높은 완성도로 호평을 자아내는 TV 프로그램은 여전히 많은데요.

지금 이 순간에도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고자 수많은 방송사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제작되고 있는데, 개중에는 사명감을 가지고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고 만들어낸 프로그램도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말그대로 목숨 걸고 찍은 한국 TV프로 TOP3>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3위 KBS 콜롬비아 마약카르텔 잠입

다른 범죄는 몰라도 마약만큼은 다른 나라 이야기로 여겨지며 일명 ‘마약 청정국’으로 불렸던 대한민국! 그러나 최근 마약 범죄 사건이 잇달아 터지며 마약 청정국의 아성이 위협받고 있는데요.

지난 2월에는 부산신항에 입항한 외국 컨테이너에서 시가 1천억원 상당의 코카인이 적발,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공포를 안기기도 했죠. 무려 10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이 코카인은 전세계 마약 산업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콜롬비아’의 한 마약조직이 제조한 것으로 드러나 마약 생산, 밀매로 유명한 콜롬비아의 악명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매주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사고와 세계 정세를 발빠르게 전하는 KBS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에서는 다른 곳도 아닌 바로 이곳 콜롬비아에 직접 방문, 마약 유통 경로를 추적하는 방송을 내보내 시청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바 있습니다.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 단독 취재’라는 무시무시한 자막으로 시작된 이 방송은 세계 마약시장을 호령하던 도시로 유명한 콜롬비아의 ‘메데인’을 시작으로 카메라를 든 취재진이 마약 카르텔 조직원과 접촉하는 장면들로 구성됐는데요.


거리에서 대놓고 마약을 사고파는 사람들을 촬영하는 건 기본! 취재진은 내친김에 실제 마약상과 접촉해 마약이 제조되는 장소까지 찾아가 밀매조직 보스와 인터뷰를 하는 대담함을 선보였습니다. 실탄이 들은 총이 눈앞에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서 담담히 조직원들과 인터뷰하는 취재진, 목숨이 두 개가 아니고서야 정말 놀라울 따름인데요.

이 정도면 조직원들이 다큐멘터리 취재에는 너그럽게 임하는 게 아닐까 싶지만..사실 남미 현지에서의 마약 관련 취재는 ‘금지된 취재’로, 실제 취재 도중 피살당하는 기자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 같은 위험한 상황에서 카르텔에 잠입한 것은 물론, 마약 제조 과정과 가격,시장 상황, 유통 경로까지 파악해낸 ‘세계는 지금’ 제작진! 사실 ‘세계는 지금’에서 마약 카르텔 관련 취재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7월에는 멕시코에 직접 방문해 범죄 조직과 대치 중인 농부들의 일상을 취재한 적도 있다는데요. 마치 영화를 보는듯 가슴 졸이게 만드는 해당 방송에 시청자들은 ‘PD님 목숨이 몇개시지’, ‘진짜 대담하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고 하네요.

2위 스포트라이트 후쿠시마 취재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와 쓰나미로 인해 폭발 사고를 일으킨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인류 역사상 2번째로 기록된 7등급 원자력 사고로, 주민 피폭과 태평양 오염 등 수습이 힘들 만큼의 심각한 피해가 야기될 것으로 추정됐는데요.


하지만 사고 발생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일본 정부는 원전 사고 피해를 은폐하고 축소하기 바쁜 모양새입니다. 후쿠시마 생선에서 검출되는 방사능만 봐도 사고 수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지만 2013년 당시 아베 총리는 “방사능 오염수를 통제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는가 하면, 후쿠시마 일대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소비하자는 일명 ‘먹어서 응원하자’ 캠페인까지 실시한 바 있죠.


그런 와중에 JTBC <스포트라이트>에서는 후쿠시마에 가려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취재에 나섰습니다. 세계적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함께 일본 현지인들조차 방문을 꺼리는 후쿠시마 지역을 직접 찾아간 것인데요. 방송을 통해 공개된 후쿠시마 현지의 사정은 생각보다 정말 심각했습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전혀 문제 없다, 통제되고 있다고 주장하던 장소 어딜 가든 방사능 경고가 쉼없이 울려댔고 실제 수치 또한 기준치의 19배, 많게는 800배를 초과하는 곳도 있었는데요.


더 심각한 건 이런 후쿠시마에 거주 중인 실제 주민들이 입은 피해였습니다. 급성 백혈병, 갑상선암 등 원전 사고 이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에 걸린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고, 방사능 오염토는 허술한 관리로 비닐 곳곳이 터져있기까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었죠. 


일본의 취재진도 방문하기 꺼려한다는 후쿠시마에 실상을 알리기 위해 한국에서 목숨걸고 취재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시청자들은 “정말 상상 이상이다” “일본 정부가 은폐하는 걸 한국에서 목숨 걸고 취재하고 있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현지 취재에 나선 제작진의 건강 상태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는데요. 다행히도 후쿠시마를 방문했던 제작진의 건강상태는 이후 크게 문제가 없었다고 하네요.

1위 끝까지 간다 탈북소년

세계 최악의 인권 탄압 국가로 악명 높은 북한에서 생활고와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그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데요. 탈출 과정에서 잡히면 그야말로 온 가족이 몰살을 당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

그리고 이들의 탈북을 돕는 ‘탈북 브로커’들 역시 목숨을 내건 위험에 처해있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이 중 경제적인 이유보다 탈북자 개개인의 인권과 안위를 책임지기 위해 탈북자 구출에 목숨 걸고 나서는 인물이 있는데요. 바로 탈북자의 인권을 지키는 영웅이자 탈북 인권운동가로 평가받는 김성은 목사입니다.


김성은 목사는 부모보다 늦게 탈북한 9살 소년 주성이를 한국에 인도하기로 결심했지만, 이미 중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중국 입국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해있었는데요. 주성이를 중간에서 인도해 데려갈 브로커가 절실한 상황!

이때 TV 조선의 <끝까지 간다> 제작팀이 나섰습니다. 바로 개그맨 정성호를 섭외해 탈북소년과 함께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 그리고 그 과정을 카메라에 모두 담을 계획을 세운 것인데요. 숲을 건너고 강을 지나는 일주일 간의 탈북 프로젝트는 보는 것만으로도 손에 땀을 쥐게 했는데요,


그중에서도 모든 시청자들을 벌벌 떨게 만든 장면은 검문소 장면입니다. 여권도 없이 중국에서 동남아 국가로 넘어간 주성이와 정성호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검문을 두려워하며 장장 22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고, 그마저도 중간에 내려 뱀이 득실거리는 어두운 산길을 세차게 도망쳐야 했습니다. 

공안에게 발각되면 그 자리에서 북한으로 이송되거나 형사 처벌을 받는 건 시간문제인데, 주성이를 제 아들처럼 극진히 보살핀 정성호 덕분인지 결국 주성이는 무사히 부모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었는데요. 


방송 직후 아무리 방송 출연이 직업이라고 해도 그 긴 시간,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무릅쓰고 의로운 일에 나선 정성호와 제작진에 대한 칭찬이 쏟아졌고 후속 방송에선 부모님을 만나 한껏 밝아진 표정의 주성이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고 하네요.


이러한 목숨 건 방송은 안방극장에서 편히 시청하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등골이 서늘해지는데, 실제 현장에 있던 제작진과 출연자들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최고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희생이 높이 평가되어야겠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제작진과 출연자의 안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겼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