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봐도 소름돋는다 ㄷㄷ 시청자들이 찾아낸 더글로리 속 김은숙 세계관


드라마 제목부터 찬란한 무언가를 의미하는 듯한 ‘미스터 션샤인’과 ‘더 글로리’. 두 작품 모두 김은숙 작가가 집필했는데요. 특히 ‘미스터 션샤인’에는 글로리 호텔이 등장, “귀한 걸음 해주셔서 영광입니다. 어머 영광? 글로리에 걸맞은 인사였죠?” 라는 대사가 나와 시청자들 사이에선 김 작가가 ‘글로리’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것 같다는 반응이 있었죠.


실제로 미스터 션샤인 주인공들은 영광을 찾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 역시 마다않습니다.

동은 역시 “영광은 없을지라도.”라며 모든걸 내려놓은 채 복수에 자신을 던질 것을 예고했지만, 시청자들은 결국 동은이 복수에 성공해영광을 되찾을 것 같다는 반응입니다.

The Glory (L to R) Song Hye-kyo as Moon Dong-eun, Jung Sung-ill as Ha Do-yeong in The Glory Cr. Graphyoda/Netflix © 2022


또, 한 시청자는 “아닌 것 같은데”라는 대사에서 ‘미스터 션샤인’과 ‘더 글로리’ 속 특별한 세계관을 찾았는데요. 동은의 정체를 알게된 도영이 자신을 몰래 찍은 사진을 내밀자, 동은은 “하 대표님이 잘 나온 걸로 보냈어요.”라고 담담히 응수,

이에 도영은 “아닌 것 같은데.”라며 씁쓸한 듯 웃습니다.


‘미스터 션샤인’에서도 같은 대사가 등장하는데요. 애신은 자신의 앞을 막는 동매를 보고 없애버리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죠. 이에 동매가 “그건 제가 더 빠르지 않겠습니까?”라고 답하자,

애신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런가. 아닌 것 같은데.”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는데요. 시청자들은 ‘미스터 션샤인’과 ‘더 글로리’ 에서 대사는 같지만 두 캐릭터가 내뿜는 텐션 자체가 너무 다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죠.


‘미스터 션샤인’ 만큼이나 비슷한 대사로 함께 언급되고 있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도깨비’입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신호등 색깔을 구분하지 못하는 딸 예솔을 보고 재준은 “삼촌 결심했다. 맘 먹었어 방금.

오늘부터 예솔이 지키기로.” 라는 대사를 던지는데요. 이 장면을 이후로 재준은 예솔에게 집착에 가까울만큼 관심을 보이며 딸을 되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데, 이 대사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단 반응이 쏟아졌는데요. 바로 도깨비 은탁이 도깨비인 김신에게 던지는 당돌한 고백씬에서 나온 대사였죠. “저 결심했어요. 맘 먹었어요 제가. 저 시집갈게요 아저씨한테.” 라는 대사로 사랑스러운 명장면을 만들었는데요.

서로 사랑하기로 한 대상은 달랐지만, 대사 구조나 순서가 같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김 작가의 세계관이 드러나는 것 같단 반응이죠.


‘더글로리’ 재준만큼이나 은탁과 비슷한 대사를 던진 이는 바로 연진입니다. 연진은 “신? 뭔 신? ㅂ신?”이라며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김신이 수호신이라는 걸 믿지 않았던 은탁은 “그나저나 아저씨 진짜 수호신 맞아요? 뭐, 망신, 근신, 내신, 당신?”이라며 말장난을 하는데요.

김작가 특유의 위트있는 말장난. 하지만 ‘도깨비’에선 좀 더 밝은 분위기였던데 반해, ‘더 글로리’ 캐릭터들은 제대로 흑화한 것 같아 김 작가의 복수극이라는 점이 명확히 드러난다는 반응이 많았죠.


“너와 함께 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은탁과 한 시간이 너무나도 눈부셔 모든 날이 좋았다던 김신. 반대로 동은은 복수 상대인 연진에게 “모든 날이 흉흉할거야”라며 앞으로 닥칠 암울한 미래를 예고합니다.

김 작가는 각 캐릭터들이 가진 마음 가짐과 상대를 향한 마음을 두고 ‘모든 날’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각자 상처를 지니고 있는 더글로리 동은과 도깨비 김신의 복장이나 분위기 역시 비슷하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앞서 소개한 도깨비, 미스터션샤인, 그리고 더 글로리 김 작가의 세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한 소품이 있는데요. 바로, 꽃입니다. 극중 캐릭터들이 주고받는 꽃다발은 절대 그냥 등장하지 않는데요.

‘미스터 션샤인’에서 애신을 짝사랑했던 희성이 선물했던 꽃다발은 바로 델피니움. 하얀 델피니움의 꽃의 꽃말은 “왜 당신은 날 미워하나요?”라는 의미입니다.


이 꽃말처럼 극중 애신과 희성은 이어질 수 없는 관계이며 애신은 희성에게 원망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죠. 그리고 도깨비에서 김신이 은탁에게 선물한 메밀꽃 꽃다발. 메밀꽃의 꽃말은 바로 ‘연인’인데요.

이 꽃다발을 선물할 때만 해도 두 사람은 조력자의 관계였지만 앞으로 두 사람의 운명적인 사랑을 암시했죠.


‘더 글로리’ 에서도 두가지 꽃이 등장하는데요. 바로 나팔꽃과 백합입니다. 하늘에 맞선다는 악마의 나팔꽃은 신을 믿지 않고 모두에게 복수를 결심한 동은 그 자체를 의미했는데요. 이와 함께 동은이 백합 꽃다발을 선물했던 인물이 있죠.


바로, 과거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았던 담임 김종문입니다. 물론 김종문은 천식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지만, 백합은 향이 진해 방 안에 가득 채워넣으면 안되는 꽃이라고 하는데요. 순결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백합의 꽃말 중엔 ‘죽음’ 역시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에선 백합을 장례식 때 사용해 병문안 때 선물하면 안되는 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렇게 김 작가는 매번 작품에서 꽃말을 사용해 캐릭터 간의 서사를 구축하거나 앞으로의 미래를 암시하기도 하죠. 이외에도 ‘미스터 션샤인’ 에서 친해질 수 없었던 세 남자가 오얏꽃 나무 아래에서 함께 하는 장면이 ‘더 글로리’ 동은과 현남의 첫 만남 장면 속 흐드러지는 벚꽃이 떠오른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알고나서 보니 김은숙 작가의 세심함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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