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바퀴벌레를 좀비로 만들어 조종하는 곤충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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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바퀴벌레를 좀비로 만들어 조종하는 곤충의 실체

물 한 방울 없이 1개월 동안 버티기 가능! 진공 상태에서 1시간 숨참기도 가능! 심지어 머리가 잘려도 1주일간 생존하기 가능!! 지긋지긋한 생존력을 가진 바퀴벌레는 이 모든 게 가능합니다.

그런데, 최강 생존력을 자랑하는 바퀴벌레가 오늘은 좀 이상합니다. 평소에는 소름 끼치게 빠른 바퀴벌레가, 어쩐지 움직이질 않네요. 주변에서 아무리 공격을 해도 피하거나 도망가질 않습니다. 마치 마취를 당한 것처럼 말이죠.

그러더니, 어디론가 질질 끌려가는데요. 바퀴벌레는 저항 한 번 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먹잇감이 되어버립니다.

왜 바퀴벌레는 꼼짝도 못 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천적에게 독침을 맞아 ‘좀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치명적인 독침으로 바퀴벌레를 꼼짝 못 하게 만들고, 노예처럼 질질 끌고 다니며 마음대로 조종하는 무시무시한 곤충. 지금부터 샅샅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바퀴벌레를 단숨에 압살하는 무시무시한 천적은 바로, 고작 몸길이가 2cm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곤충입니다.

덩치만 작은 게 아닙니다. 온몸이 반짝반짝 빛나는 화려한 색으로 뒤덮여 있죠. 그래서 ‘암풀렉스 콤프레사’라는 진짜 이름보다 ‘보석 말벌’이라고 더 많이 불리는데요.

이렇게 작은 곤충이 어떻게 바퀴벌레를 제압한다는 건지 의심이 들 겁니다. 바퀴벌레는 보석 말벌보다 훨씬 더 빠르고, 힘도 세고, 덩치도 몇 배나 더 크기 때문인데요.

바로 그때! 보석 말벌이 바퀴벌레를 덮칩니다. 보석 말벌은 꼬리 부분에 숨기고 있던 ‘독침’을 꺼내 바퀴벌레의 몸통 부분을 찌릅니다.

치명적인 독침은 바퀴벌레를 마비시키기 충분합니다. 바퀴벌레는 온몸의 근육이 서서히 굳어버리고, 운동 신경도 망가집니다. 약 5분간 꼼짝도 못 하고 얼어버리는 것이죠.

그러는 사이, 보석 말벌은 두 번째 독침을 찌릅니다. 이번에는 바퀴벌레의 뇌에 독을 주입하는데요. 두 번째 독침은 그야말로 치명타입니다. 신경절, 그러니까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을 마비시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보석 말벌의 두 번째 독침은 바퀴벌레의 목숨을 앗아가지 않습니다. 행동 반응과 생존 본능, 방어기제, 자기 보호 본능만 사라지게 하는 것인데요.

쉽게 말하면, 바퀴벌레의 정신을 지배하는 셈입니다. 좀비가 되는 것이죠. 제정신을 잃은 바퀴벌레는 이제 도망가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도망갈 의지가 없습니다.

그때, ‘좀비 바퀴벌레’가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앞다리로 열심히 자기 몸을 청소하는 바퀴벌레. “주인님, 저를 맛있게 먹어주세요”라는 뜻의 행동입니다.

보석 말벌의 사냥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몸 청소를 하고 있는 바퀴벌레에게 다가가, 더듬이를 끊어버립니다. 상황 판단과 인지 능력까지 앗아가는 것이죠.

이제, 보석 말벌은 바퀴벌레의 잘린 더듬이를 질질 끌고 집으로 향합니다. 바퀴벌레는 순순히 따라갑니다.

보석 말벌은 미리 준비해둔 땅굴에 바퀴벌레를 집어넣고, 그 위를 돌이나 낙엽으로 덮어 완전히 봉쇄합니다. 이건 바퀴벌레가 도망갈까 걱정해서 하는 행동이 아닙니다. 다른 보석 말벌이 자기 먹이를 훔쳐 가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죠.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보석 말벌은 알을 낳아 바퀴벌레의 몸통에 붙입니다. 바퀴벌레는 단순한 먹이가 아니라, 보석 말벌 애벌레의 ‘숙주’입니다. 애벌레가 성장해 성체가 될 때까지 말이죠.

2~3일이 지나면 알 속에서 애벌레가 나옵니다. 보석 말벌 애벌레는 바퀴벌레의 몸통 안에서 안전하게 지내면서, 동시에 바퀴벌레를 갉아 먹습니다. 둥지인 동시에 먹이인 것인데요.

그렇게 바퀴벌레를 파먹다가, 약 6주가 지나면 껍데기만 남은 바퀴벌레를 버리고 밖으로 나옵니다.

여기서 충격적인 사실을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보석 말벌 애벌레가 몸통을 완전히 갉아 먹고 체액까지 쪽쪽 빨아 먹는 마지막 순간까지, 바퀴벌레는 살아 있습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바퀴벌레는 온갖 박테리아, 세균이 득실득실한 곤충으로 악명이 높은데, 애벌레가 바퀴벌레를 먹어도 안전한 걸까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를 통해 발표된 구드룬 헤르츠너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보석 말벌 애벌레는 아주 많은 양의 항생제를 온몸에서 분비합니다.

하지만, 바퀴벌레가 항상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바퀴벌레가 기다란 뒷다리로 보석 말벌의 머리를 후려치며 일격을 가하기도 합니다.

보석 말벌이 다가오면 뒷다리를 잽싸게 휘두르는 바퀴벌레. 그 파워가 얼마나 센지, 보석 말벌이 나뒹굴며 튕겨져 나가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운 좋아야 한두 번입니다. 대부분 반격에 실패하고, 독침에 맞아 좀비가 되어버리는데요.

다행인 점은, 보석 말벌이 치명적인 독침을 바퀴벌레 앞에서만 꺼낸다는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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