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하게 유료화 선언했다가 폭망한 사이트 TO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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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로 재미있게 즐기던 게임이
어느날 갑자기 유료화를 선언한다면,
여러분은 그래도 계속 그 게임을 하실건가요?

저는 왠지 반발심이 먼저 들 것 같은데요.

이처럼, 어떤 서비스가 `유료`로 전환될 때는,
소비자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설득이 필수적입니다.

성급하게 실시하게되면, 유저들의 반발만을 사게되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기 떄문인데요.

이것은 게임 뿐만 아니라, 
웹사이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은, 
성급하게 유료화 선언했다가 폭망한 사이트 TOP3를 알아봅니다.

TOP3. 한메일 (Daum)

한메일은 다음(Daum) 에서 1997년부터 
국내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했던 무료 웹메일 서비스입니다.

지금이야 지메일, 네이버 등을 비롯해 수많은 이메일 서비스가 존재하지만,
당시에는 한메일 외에는 국내 경쟁자가 없었던터라
‘한글 메뉴’로 서비스된다는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2000년대 초반에는 점유율 70%를 기록할 정도로 거침없이 성장했는데요.

한국사람치고 
한메일 계정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죠.


하지만, 점차 늘어나는 사용자와 더불어 
점점 불어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던 한메일 측은, 
과감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당시 해외 유명 이메일 서비스들도 모두 무료로 제공되는 있던 상황에서 
한메일만 유료화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었기에,
한메일측은 기업에게서라도 돈을 받아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온라인우표제’를 시행하기로 한 것인데요.


온라인우표제가 타깃으로 삼은 대상은 
하루 100통 이상 메일을 발송하는 기업들이었습니다.

100통까지는 무료지만 그 이상을 넘어갈 경우 
건당 10원씩의 비용이 청구되는 구조로 운영되는 방식이었죠.

개인에게는 여전히 무료로 서비스하니 
회원의 이탈이 없으리라는 확신과 함께 
한국 대표 이메일인만큼,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용을 낼 수밖에 없으리라고 생각했지만, 

이후 다음으로서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고 맙니다.


기업들이, 유저들이 새로 회원으로 가입할 때 
한메일주소는 아예 넣을 수 없도록 하는 조치를 내놓아버린 것인데요.

기업들의 이러한 자구책은 
그동안 한메일만 쓰던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이메일 서비스에도 눈을 돌리게 만들었고
이에따라 한메일 이용자들은 서서히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빠져나간 회원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구요.

물론,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
한메일의 몰락도 몇년간에 걸쳐 서서히 이루어졌습니다만,
온라인 우표제가 한국 인터넷의 강자였던 한메일을 
벼랑으로 밀어낸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TOP2. 프리챌

지금이야 생소한 이름이지만 
프리챌은 한국에서 운영되었던 포털사이트입니다.

동아리 커뮤니티 기능으로 단숨에 성장한, 
과거 프리챌의 커뮤니티 규모는 다음 카페보다 컸으며 
한 때 업계 1위였던 야후를 위협할 정도였는데요.

그러나 너무 빠른 성장속도에  
커뮤니티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감당할수 없었는지
프리챌은 2002년, 유료화를 선언합니다.


당시 유료화 정책은 찬찬히 혜택을 뜯어보면 
그닥 어이없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이용자 전원이 아니라 커뮤니티 운영자만 
유료서비스(월정액 3300원)에 가입하면 되는 것이었고,
유료이용자들은 최대 5개의 커뮤니티 운영을 할 수 있었으니
지금 생각해봐도 나름 저렴한 편인 것 같은데요.

하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프리챌은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유료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보다 
‘유료화 하지 않는 커뮤니티는 폐쇄’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 
이용자들의 엄청난 반발을 샀기 때문인데요.

이용자들에게 보여준 이러한 고압적인 태도에 반발
대다수의 이용자들은 프리챌의 ‘커뮤니티’와 초기부터 경쟁하던
다음의 ’카페‘와 싸이월드 ’클럽‘으로 대거 이동해버렸죠.

게다가 이때, 싸이월드가 ‘커뮤니티 이사’라는 형식으로 
프리챌 커뮤니티의 기존 게시판 내용을 
통째로 옮겨와 보전해주는 혜자 서비스를 제시,
프리챌 이용자를 적극적으로 흡수하기 시작했는데요.


프리챌은 이후 유료화를 폐지하고 몇번의 재기를 노렸지만, 
결국 2013년 모든 서비스를 중단하기에 이르릅니다. 

물론 유료화 정책이 결정적 한방이라고 하기엔 
이미 프리챌은 떠오르는 벤처 특유의 속성인 
모럴 해저드와 관료제화라는 암초에 걸려 있었다곤 하지만,
유료화가 제대로 폭망의 방아쇠를 당긴 셈이네요.

Top1. 디비딕닷컴

요즘에는 궁금한 질문이 생기면 
우선적으로 유튜브에 검색한다는 분들도 계시던데,
사실 정보의 공유- 하면 네이버 지식인을 빼놓을 수 없죠?

그런데, 
이 지식in 사이트의 원조(?) 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한겨레에서 만든 
디비딕닷컴(DBDIC.COM)이란 사이트인데요.

사용자가 질문을 올리고 사용자가 답변을 하는 
이런 사이트는 국내에서 처음이었고 호응도 좋았습니다.


하루 수천건의 질문과 답변이 올라왔고,
이를 기반으로 ‘너 그거 아니?’ 라는 책까지 출간 될 정도였는데요.

하지만, 여기서 한겨레는 악수를 두고 맙니다.

이용자가 많아지고 인기가 좋아지자,
주 수입원이라고는 배너광고가 전부였던
한겨레의 자본만으로는 사이트 운영이 힘들다는 결론에 도달,
지식IN 게시판 글쓰기와 답변보기를 유료화하겠다고 선언한 것인데요.


일부 질문이나 답변은 유료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일부 자료는 자체적으로 측정한 금액으로 열람한 후,
역시 결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과거 누구나 열람이 가능했던 지식자료들의 유료화 소식에 
당연히 사용자들은 대거 반발하기 시작했는데요.


바로 이 때, 때 마침 네이버에서 전지현을 내세운
‘지식IN’ 광고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디비딕을 압박하기까지 합니다.

결국 ‘디비딕닷컴’의 이용자들은 네이버로 대거 흡수되었고, 
지식인, 하면 네이버라는 공식이 성립되기에 이르렀죠.


갈수록 인기가 하락하던 디비딕은 결국
2003년, 지금의 엠파스에 인수되며 다시 무료로 서비스되기 시작했지만
쏟아지는 지식검색 서비스들에 밀려
2015년 1월 7일자로 결국 모든 서비스가 종료되고 말았습니다.

회원들의 정서에 반하는 급작스런 유료화와, 
이탈한다하더라도 갈 곳이 생기는 타이밍까지 겹쳐
결국 네이버를 포털1위로 올리는데 큰 공헌을 하게 된 셈이네요.


1990년대 후반, 
인터넷 붐을 타고 우후죽순 생겨난 수많은 사이트들.

당시로써는 역사가 짧았던터라
참고할 수 있는 누적데이터도 없었을테니
이들의 선택을 막연히 잘못한 일이라고 비판할 수만은 없을 것같지만,

회원들을 무시하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좋은 본보기가 된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들의 실패사례가, 다른 기업들의 많은 참고사례가 되어주어
앞으로 더 견고하게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