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스포츠를 가리켜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말하죠. 정해진 규칙으로 승부를 겨뤄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거나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승부의 재미! 다들 한번쯤은 느껴보셨을텐데요.
그런데 보다 현장에 맞고 재미를 더하기 위해 도입하는 로컬 룰이 오히려 경기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황당한 상황을 연출하며, 논란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해외에서 비웃는 한국에만 있는 황당한 규칙 TOP3>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3위 KBL 외국인 선수 키 제한

종목 특성상 큰 키 자체가 재산일 정도로 큰 키가 중요한 농구!실제로 농구는 2m 이상이 되어야 플레이하기 수월해진다고 합니다. 지난 2018-19시즌 KBL은 외국인 선수의 키가 2m가 넘어가면 국내에서 경기를 할 수 없는 황당한 규정을 만들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농구 선수가 키가 커서 경기를 못 뛴다니,당연히 관련 업계 뿐만 아니라 많은 KBL 팬들도 크게 반발했습니다. 이에 KBL측은 키가 큰 외국인 선수들이 많아질수록 경기의 속도가 떨어지고 나아가 KBL 흥행에 악영향을 끼친다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KBL 윗선들의 크나큰 착각이었는데요. 실제론 2m가 넘는 선수들 때문에 경기 템포가 느려지거나 득점이 저조했던 적 자체가 없었고, 팬들이 한입 모아 주장하는 실질적 흥행 부진의 원인은 도 넘은 판정 논란, 프로 의식 부족, 프랜차이즈 스타의 부재, KBL의 무능한 행정을 꼽은 것이죠.

하지만 KBL측은 해당 규정을 강행시켰고, 상황이 이렇다 보니 2m가 넘는 선수들은 신장 검사에서 양말을 벗고, 고개를 움츠리고, 심지어 허리를 비틀어 조금이라도 작아지려고 노력했는데요.
그럼에도 안양 KGC 인삼공사 소속의 데이비드 사이먼 선수와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소속의 버논 맥클린 선수는 2m를 넘기며 KBL을 강제로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팬들로부터 시대착오적인 황당한 규정이라며 크게 비판받자 뒤늦게 ‘국내선수 보호를 위한 것’이라며 말을 바꾸었지만 비판의 수위는 가라앉지 않았고 결국 ‘외국인 선수 키 제한 규정’은 단 한 시즌만에 전면 폐지돼 버렸습니다.

이후 KBL은 외국인 제도가 지나치게 자주 변경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번 결정된 규정은 3시즌 동안 유지한다는 조항을 넣으며 성난 민심 잡기에 나섰습니다. 코로나의 여파로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이 흥행이 쉽지 않은 상황에 KBL은 앞으로 더욱 팬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도록 노력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2위 KBO리그 2차드래프트

54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프로스포츠 리그, 바로 KBO리그일텐데요.
그런데 KBO리그에는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에서는 볼 수 없는 독득한 제도가 하나 숨어있습니다. 바로 2차 드래프트라는 제도입니다. 강팀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는 신인과 저연봉선수에게 타팀으로의 이적을 허용해야한다는 주장이 90년대부터 꾸준히 제기됐고 KBO는 긴 논의 끝에 2011년 시즌 종료 후 2차드래프트라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게 됩니다.

KBO리그의 각 팀이 40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제외한 타팀의 선수를 영입할 수 있게하는 제도죠. 물론, 저연봉 선수에게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취지는 좋았지만 막상 시행된 2차드래프트 제도는 수많은 논란을 야기했는데요.

대부분의 문제가 한국 야구판이 너무 좁다는 것에서 나왔죠. 30개 팀이나 존재하며 산하 여러개의 하위리그가 존재하는 메이저리그와는 달리, 선수층이 좁은 국내 야구 특성상,일부 팀만 지속적으로 피해를 보는 현상이 발생한 것인데요.

신인선수를 잘 육성하고 선수 층이 탄탄한 두산베어스와 키움히어로즈가 대표적인 피해자였습니다. 실제로, 두산베어스에서만 무려 23명의 선수가 2차드래프트로 팀을 옮겼고 키움히어로즈도 18명이나 팀을 이동한 반면 하위권의 한화이글스는 단 7명만이 팀을 떠나면서 격차가 심각해졌는데요.

이에 야구판에서는 “키워봤자 2차 드래프트로 팀을 떠날텐데 신인을 육성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불멘 목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죠. 결국, 2020년 12월 8일, KBO리그의 각 구단 단장들은 2차 드래프트를 폐지시키기로 합의를 보게 되면서 이제 공식 폐지 여부는 선수협회의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선수협회의 결론에 따라서 10년째에 접어드는 2차 드래프트의 폐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하는데요.
과연 KBO리그판에서 2차 드래프트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1위 V리그 공격자 터치아웃

최근 대한민국 프로배구계는 연일 쏟아지는 학교폭력 논란의 중심에 있죠. 그런데 사실 학폭 논란 직전 V리그에는 또다른 큰 골칫거리가 있었습니다. 바로 국내 리그에만 존재한다는 로컬 룰이 그 주인공인데요. 지난 1월 26일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 도중 뜻밖의 논쟁이 벌어집니다. 블로커 터치아웃이냐 공격자 터치아웃이냐를 두고 김연경 선수와 심판이 맞선 것인데요.

블로커와 공격수가 동시에 네트 위에 뜬 공을 다투다가 터치아웃이 됐을 경우 어느 팀에 득점을 주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국내 V리그의 경우 비디오 판독을 거쳐 가장 마지막에 볼을 터치한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결정되지만 국제대회 및 다른 리그에선 공격자의 득점을 인정했기에 국제배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득점인 상황이 국내 로컬 룰을 적용하면 오히려 실점이 되는 상황!

특히 11년간 국외 무대에서 뛴 김연경 선수는 당연히 본인 득점이라고 생각하고 강하게 항의한 것인데요.사실 국내 V리그에 문제시되는 로컬 룰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바로 서브를 하는 순간 포지션 이동을 제한하는 포지션 폴트 역시 논란이 되고있는데요.

팬은 물론 선수, 심지어 심판까지 헷갈리는 로컬 룰! 그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한 배구연맹은 결국 다음 시즌부터라도 국제배구 규정에 따라야한다고 밝혔습니다. 리그 차원에서 개선 의지를 보인 만큼 앞으론 보다 쉽고 명확한 규정이 확립되면 좋겠습니다.

스포츠 로컬 룰은 그 나라의 정서와 문화를 담아내며 리그 흥행과 스포츠의 생활화 등 순기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국제룰과 로컬룰 사이 괴리가 생겨나며 반칙이 아닌 반칙이 되거나 국제 대회에서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는데요. 스포츠 역시 세계적 교류가 늘어가는 만큼 보다 깊은 고민을 해볼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