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영화가 개봉하면 늘 등장하는 오역 논란!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워에서는 ‘이런 젠장’이라는 의미의 mother f… 를 ‘어머니…’로 번역하면서 죽기 직전까지 욕쟁이캐릭터를 유지한 닉 퓨리를 갑자기 효자로 만들어 관객들을 당황시킨 경우도 있었는데요.

이렇게 해프닝으로 남은 오역도 있지만, 영화 전체의 결말을 바꿔버린 오역들도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한국인만 결말을 잘못알고 있던 영화 top3>에 대해 알아볼게요.

잠깐! 영화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세요! 

3위 겨울왕국 2

본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징크스를 보기좋게 깨버린 속편이 있죠. 겨울왕국의 천만 관객을 뛰어넘어 1300만 관객을 기록한 후속작 겨울왕국 2! 아렌델의 여왕이 된 엘사가 노덜드라와 아렌델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 동생 안나와 함께 떠나는 여정을 그려낸 영화인데요.

모든 일을 해결한 후, 서로 다른 국가의 여왕이 된 안나와 엘사. 그리고 안나에게 엘사의 편지 한 장이 날아드는데요. 그 편지에 적힌 메세지는 “금요일 무도회에 늦지마.”

당시 이 장면을 본 관객들은, “뭐야? 큰 행사가 또 열리나?”하며 속편을 기대하면서도, “무도회? 그렇게 사이가 좋던 안나와 엘사도 큰 행사가 없으면 만나기 힘든 사이가 돼버렸구나.” 라며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했다는데요.

하지만, 이런 기대감과 쓸쓸함을 느낀 것은 한국인뿐이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 대사는 두 자매의 관계가 여전히 가깝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야말로 감동적인 대사였다고 하는데요. charade는 우리말로 “몸으로 말해요.” 게임 정도를 의미합니다.

영화 초반부에 안나와 엘사 일행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이 게임을 했었죠. 즉, 해당 대사를 제대로 번역하자면, “금요일에 가족끼리 놀게 늦지않게 와~”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는데요.

비록 몸은 떨어지게 되었지만, 모든 일이 있기 전과 똑같이 게임을 하면서 단란한 시간을 보내자는 엘사와 안나의 따뜻한 자매애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인 것입니다.


하지만 chrade라는 단어가 무도회로 번역되어버리는 치명적인 실수 때문에, 엔딩의 훈훈함이 전혀 다른 감성으로 전달되어버리고 만 것이죠.

심지어, 더빙 버전에서는 이 장면을 무도회가 아닌 ‘제스처 게임’으로 그대로 언급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번역가의 실수를 향한 관객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영화계와 네티즌들이 해당 장면을 포함, 겨울왕국 2에 담긴 각종 오역들을 지적하고 나서자 디즈니 측은 ‘번역가는 미공개’하겠다며 말을 아꼈는데요. 집안의 큰 행사가 있을 때나 가끔 만나는 안나와 엘사라니, 속편의 개봉을 손꼽아 기다려왔던 팬들에게는 유독 실망스러운 결말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2위 러브레터

오겡끼데스까~~로 너무나 유명한 이 영화. 99년 개봉해 수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린 러브레터 입니다. 아직도 국내 개봉한 일본 실사 영화 관객수 1위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인데요.

여 주인공 와타나베 히로코가 죽은 자신의 남자친구 후지이 이츠키의 졸업 앨범에 적힌 주소를 보고 보낸 편지가 동명이인인 여자 도서관 사서, 후지이 이츠키에게 도착하면서 시작되는 영화죠.


이 두명의 이츠키는 같은 중학교 출신의 동명이인이었는데요. 편지를 주고 받을 수록, 히로코는 자신의 전 남자친구 이츠키가 사랑했던 것은 본인이 아니라 동명이인의 중학 동창 이츠키 였으며, 히로코와 이츠키(여)가 닮았기 때문에 사귀게 된 것임을 알게 됩니다. 히로코는 서서히 이츠키에 대한 마음을 정리해가지만, 이츠키(여)는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첫사랑을 깨닫게 되어가죠.

히로코가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는 장면이 그 유명한 “오겡끼데스까” 씬. 그리고, 이츠키(여)가 이츠키(남)의 마음을 알게 되며 히로코에게 전하지 못하는 마지막 말은 “가슴이 아파서 이 편지는 보내지 못하겠습니다.” 입니다. 히로코에 대한 미안함과, 깨달은 첫사랑이 이미 죽어버린 안타까움 등의 감정이 드러나는 명대사로 꼽혀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는데요.


흘렸던 눈물! 다시 담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 대사의 원래 의미는 “쑥스러워서 이 편지는 보내지 못하겠습니다.” 정도로, 이츠키(남)이 자신을 좋아했다는 사실에 민망해하며 산뜻하게 영화를 마무리 하는 대사였다고 하죠.

‘너의 죽은 전 남자친구가 나를 좋아했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았다… 가슴이 아프다.’가 아니라, ‘알고보니 너랑 결혼까지 하려던 내 동창이 나를 좋아했었더라? 조금 민망하고 쑥스럽네..ㅎㅎ’였다는 것. 느낌이 굉장히 다르게 느껴지죠?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원작의 팬들은 늦게라도 번역을 수정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대다수의 관객들은 오역된 버전이 훨씬 ‘멜로 영화’답고, 여운이 남는다며 ‘오역이 신의 한 수 였다.’고 평가했다고 하는데요. 결말을 완전히 뒤바꿔버린 오역이지만, 그 덕분에 한국인들이 이 영화에 더 빠져버리게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하네요~

1위 어벤져스-인피니티워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헐크, 캡틴 아메리카, 토르, 블랙위도우… 한국 영화계를 강타하고 있는 마블 시리즈의 히어로들! 그런 히어로들을 한데 모아놓은 어벤져스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특히 어벤져스 1기의 마무리를 장식한 엔드게임은 1300만 관객을 모으며 그 인기를 과시했죠.

그 엔드게임의 전편으로 모든 기반을 준비한 인피니티 워! 인피니티워는 인피니티 건틀렛을 완성하는 악당 타노스를 막기 위한 히어로들의 분투 과정을 묘사한 영화입니다. 여태까지 등장했던 그 어떤 악당들과 비교도 되지 않는 강력한 힘에 히어로들은 하나씩 무릎 꿇기 시작하는데요.

결국 이를 이겨내지 못한 히어로 닥터 스트레인지는 타노스에게 인피니티 건틀렛의 중요한 재료 중 하나인 타임스톤을 그냥 건네주죠. 아이언맨이 대체 왜 그랬냐고 묻자,”이제 가망이 없어.”라는 대답을 합니다.


관객들은 모두 닥터스트레인지가 자포자기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히어로들도 이길 수 없는 악당이 있다는 찜찜함을 안고 영화관을 나와야했던 것은, 이번에도 한국인들 뿐이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 대사는 “We’re in the endgame now.” 의 오역으로,  제대로 번역하자면 “이제 최종 단계에 들어선 거야.” 라는 의미입니다. 1400만개의 미래를 본 닥터스트레인지가 타노스를 이기기 위해 선택한 단 한가지의 미래를 위한 포석을 깐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즉, 히어로들의 역전을 암시하며 희망적인 결말을 드러냄과 동시에 닥터스트레인지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한 마디가 잘못 번역된 단 한문장으로 인해 ‘악당이 승리하는’ 비극적인 결말로 탈바꿈된 셈이죠.

오역 한 번이 결말을 뒤바꿔버린 초유의 사태가 이슈가 되면서 결말을 잘못 알았던 관객들이 울분을 토하자, 박지훈 번역가는 ‘궁금증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후, 인피니티워의 감독인 루소 형제도 이러한 번역을 전해 듣고, 그렇다면 다음 편 제목은 어벤져스:가망없음 이냐며 뼈있는 한마디를 했다고 하죠. 다행히도 VOD출시판에는 올바른 번역으로 수정된 자막이 삽입되었다고 하는데요. 영화 제작진들의 노고와 천만 관객들을 실망시키는 이런 번역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데에는 한국적인 감성을 외국인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게 해준 번역도 한몫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다른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게 해주는 번역은 제작자와 관객을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인데요.

고요 속의 외침에서 마지막 한 명이 틀리면 승부를 망치듯이 마지막 전달자인 번역가가 오역을 하면 영화 전체를 망칠 수도 있죠. 번역가들이 단순히 문장 하나하나의 뜻을 해석하는데서 끝내지 말고, 조금 더 책임감을 가지고 영화의 원래 의미를 담아낼 수 있는 번역을 보여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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