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한 고등학교에 한식이 등장하자 학생들은 물론이고 동네 주민들까지 식당으로 달려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식 하나 바뀐 걸로 전보다 무려 20배나 넘는 손님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심지어 핀란드의 대표 레스토랑은 김치 달라는 손님들 때문에 매달마다 김치를 몇 백 포기 씩 담근다고 합니다.

좋은 한식 레스토랑 예약을 위해 매일같이 치열한 눈치게임이 일어난다는 북유럽,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멜리사 아르니하르덴은 핀란드에 한식을 본격적으로 소개한 인물인데요. 우연찮게 한국에서 공부할 기회를 얻게 된 그녀는 한국에서 한식을 접하게 되고 충격에 빠졌습니다. 

다양하면서도 풍부한 식재료, 그리고 푸짐한 양과 맛에 반해버린 것인데요. 그녀는 한국에 머물 동안 하숙집 아주머니를 따라 요리를 배웠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처음 김치를 만들어보고 한식의 오묘한 매력에 감탄했다고 하는데요.

그녀는 핀란드로 돌아가서는 한식을 본격적으로 공부했습니다. 본격적으로 핀란드 사람들에게 한식 케이터링 서비스를 시작하기에 앞서 그녀에겐 요리 공부할 시간이 필요했는데요. 시간도 벌고 돈도 벌 겸, 그녀는 핀란드 고등학교 매점에서 조그만 한식 가게를 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식을 판매하는 가게가 대박이 난 것입니다! 고등학교에 연 가게는 사실 핀란드 학생들을 위해 한식을 소개하고자 하는 소박한 마음에 장사를 벌인 것인데요. 학생들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주변에 있는 마을 주민들까지 한식의 매력에 빠져 매점에 몰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식의 주 재료는 알다시피 건강한 채소들인데요. 한식을 먹어본 이들이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음식’이라는 입소문을 나면서 멜리사의 가게는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덕분에 핀란드의 많은 이들이 한식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는데요. 한식이 가져다 준 또 하나의 변화로 ‘겸상’ 문화가 멜리사의 가게를 중심으로 확산되었다는 점입니다. 

핀란드는 개인주의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음식을 같이 ‘겸상문화’라는 것 자체가 없는데요. 각자 먹을 만큼 음식을 받아서 혼자 먹는 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한식은 누군가와 같이 먹는 것을 전제로 만든 음식이기에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앉아서 같이 먹는 겸상이 보편적인데요. 핀란드 고등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모여서 요리를 나눠 먹는 문화가 정착되었다고 합니다. 


멜리사 씨가 원한 것도 바로 이 점이었는데요. 서로 간에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교류를 하기에 자연스럽게 사람들 사이에 정(情)이 싹 텄다고 합니다.

한식이 핀란드의 강력한 개인주의 문화도 무너뜨리고 관계회복의 디딤돌이 되어준 것이라 할 수 있는데요. 핀란드의 개인주의 문화는 전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합니다. 

한 때 한국 커뮤니티에 돌았던 유명한 사진이 있는데요. 버스 정류장에서 사람들이 먼 거리를 유지한 채 버스를 기다리는 사진입니다. 핀란드에서 찍힌 이 사진은 핀란드의 개인주의를 정확하게 드러내는 사진으로 유명했는데요.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3-5m 거리를 유지한 채 줄을 섰습니다. 


핀란드는 지독할 정도로 개인주의 문화가 뚜렷합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서유럽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하는데요. 좀처럼 타인에게 자기의 성격을 드러내지 않으며 무뚝뚝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자연 환경이 거칠어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었던 것도 국민성에 영향을 주었지만 한국과 비슷하게 외세의 침략에 시달렸다는 점 역시 이런 국민성을 만드는데 기여했는데요. 

하지만 이런 개인주의적 성향 때문에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시도가 많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한 때 자살률이 10만 명 당 30명으로 굉장히 높았던 국가입니다. 

더군다나 자연 환경도 좋지 않아 음식 문화도 크게 발달하지 않았는데요. 귀리나 호밀 같이 정제되지 않은 빵과 함께 유제품을 같이 먹거나, 블루베리와 같은 산에서 볼 수 있는 과일을 곁들여서 식사를 합니다. 

핀란드 인들 본인들도 자신들의 요리가 맛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데요. “핀란드 가정에 초대받으면 커피 이상의 것을 바라지 않는게 정신건강에 이롭다”라고 할 정도입니다. 

프랑스 대통령이었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핀란드 다음으로 영국 음식이 형편없다”고 말할 정도로 유럽 내에서도 핀란드 음식은 최악의 음식 중 하나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세계에서 제일 맛 없는 과자로 꼽히는 살미아키(Salmiakki)가 핀란드에서 나오는데요. 주 재료가 염화암모늄이기에 엄청나게 시큼하면서 강한 짠맛이 느껴지는 과자입니다. 괴식 중 하나로 소개될 정도로 맛이 없기로는 유명한 과자가 특산품일 정도로 핀란드는 요리에 있어 열악한 곳입니다. 이런 곳에 한식이 소개되면서 순식간에 한식은 최고의 음식으로 등극하게 되었습니다. 

맛도 탁월하지만 한식의 주 재료들이 채소들이기에 ‘웰빙’ 푸드라는 인식이 강해 젊은 MZ 세대들 사이에서 한식은 유행인데요. 

스웨덴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은 한식 레스토랑에선 매달 김치 80-90포기를 담글 정도이고, 길거리에선 한국 음식인 호떡과 떡볶이와 같은 분식들도 인기리에 잘 나간다고 합니다.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덴마크 대표 레스토랑 ‘노마’ 역시 한식의 가치를 알아보고 김치를 만들어 저장고에 넣어둔다고 할 정도로 한식은 북유럽 요식업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발효 음식이 많은 것도 한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 음식인 김치를 한국 사람이 즐겨 먹는 것처럼 북유럽에서도 절인 청어를 먹거나 요구르트를 즐겨 먹는데요. 북유럽 사람들은 발효 음식에 거부감이 없어서 한국 음식도 적극적으로 즐긴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한국 소주도 인기리에 판매된다고 하는데요. 바비큐(BBQ)와 같이 먹으면 정말 훌륭하다는 헬싱키 언론의 보도가 이어진 뒤로 한국 소주의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보드카와 같이 높은 도수의 술을 주로 먹는 북유럽에선 상대적으로 낮은 도수인 한국 소주가 음식과 같이 먹을 수 있는 음료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인데요. 덕분에 한국 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북유럽에서 한식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한국인들에겐 뜻밖의 일이라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한식의 가진 다양한 조리법과 다채로운 재료, 그리고 둘러 앉아 같이 식사를 나누는 모습은 북유럽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모습입니다. 

부족한 식재료와 혼자서 고독하게 식사를 해야 했던 북유럽 사람들에게 있어 한식은 문화충격 그 자체라 볼 수 있는 것인데요. 그렇기에 한식의 출연에 사람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외롭지 않게 같이 맛있는 식사를 하는 것만큼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북유럽 사람들이 한식을 통해 행복을 맛봤으니 한식을 계속해서 소비하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는데요. 

북유럽을 강타한 한식 열풍이 지속적으로 인기 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한식이 많은 북유럽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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