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재미있고 유쾌한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주는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들! 그러나 TV를 통해 보여지는 웃음 가득한 장면과 달리 실제 촬영이 진행되는 현장은 주변 사람들에게 소음과 불편을 유발하고, 민폐를 끼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촬영을 핑계로 역대급 민폐를 끼쳐버린 예능프로 TOP3>에 대해 알아볼게요!

3위 한끼줍쇼

평범한 가정 속으로 들어가 따뜻한 저녁 한 끼 나누며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모습을 엿보자는 취지로 2016년 첫 방송된 JTBC ‘한끼줍쇼’! 예능계 레전드로 꼽히는 강호동과 이경규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한끼줍쇼는 매회 MC들과 게스트들이 전국 각지를 돌며 사전 섭외없이 무작정 아무 집이나 찾아가 저녁 한 끼 달라는 파격적인 컨셉으로도 이목이 집중된 바 있는데요.

컨셉이 컨셉인지라 방영 전부터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민폐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졌는데, 2017년 5월에 방영된 노량진 고시원 편에서 결국 터질 게 터지고 말았습니다.


다짜고짜 노량진에 위치한 한 고시원에 들이닥친 한끼줍쇼 제작진들은 입주민들이 한창 공부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며 “한 끼 줍쇼를 아느냐” “밥 먹었냐” 등 폭풍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사생활을 캐묻는가 하면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어준 입주민과 조촐한 식사를 하는 상황에선 고기 반찬만 나오면 얼굴이 환해지는 등 사람을 무안하게 만드는 장면도 그대로 전파를 탔는데요. 관리인의 조용히 대화해달라는 요청에 이경규는 “원래 이렇게 살살 이야기해야 하느냐. 속 터진다”며 고시원에서 거주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 잠깐을 못 참고 답답하다며 짜증을 내고 이 요청을 무시한 채 큰소리로 대화를 이어가기도 했죠.


시청자들의 혈압을 높이는 한끼줍쇼의 민폐는 이후에도 이어졌습니다. 내곡동 편에서는 갑자기 집 앞에 찾아와 문을 열어달라는 연예인들을 보고 깜짝 놀란 집 주인들이 촬영을 거절하는 장면들이 연이어 등장, 내곡동 민심이 흉흉한 것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일었죠.

생각해보면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에 송출되는 방송에 출연하는 걸 한 번에 수락하고, 기쁜 마음으로 문을 열어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이런 전후 맥락은 고려하지 않고 편집 과정에서 마치 선의의 연예인들을 집 주인들이 차갑게 문전박대하는 식으로 연출해 뒤늦게 논란이 돼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한끼줍쇼의 민폐는 국내를 넘어 가까운 일본으로까지 이어져 제발 그만하라는 시청자들의 원성을 자아내기도 했죠.

시청자 모두가 민폐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제작진과 출연자들은 정을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포장하기 바빴던 한끼줍쇼는 그렇게 방영 내내 민폐 논란에 이름을 올리다 2020년 2월 코로나19 여파로 촬영을 지속할 수 없게 되자 종영되었는데요. 설사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해도 타인과의 식사를 향한 경계심이 한껏 높아진 상황에선 한끼줍쇼가 다시 제작될 가능성은 없을 것 같네요.

2위 진짜사나이

2013년 1월 첫 방송된 MBC <진짜사나이>는 유명 연예인, 전현직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이 실제 군 부대에서 현역 장병들과 생활하는 병영체험 프로그램으로,군 생활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호평을 자아냈죠.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도 좋은 소재 덕분에 수년간 인기 프로그램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지만, 높았던 화제성 만큼이나 논란 역시 많았습니다.


과거 대학 생활을 미화한 시트콤 <논스톱>처럼 진짜사나이 역시 군 생활을 미화하거나, 함께 촬영에 임하는 현역병들을 지나치게 희화화하고, 잊을만 하면 폭력 끝에 사망하는 병사, 총기난사 사건 등이 발생하는 암울한 현실을 왜곡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는데요.

더 큰 문제는 진짜사나이 촬영으로 야기된 실제 군인들의 불편과 희생입니다. 실제로 자신이 복무하는 부대에서 진짜사나이가 촬영된 군인들의 증언은 놀랍습니다.


해당 부대원들은 짧게는 촬영 2주 전부터, 길게는 1달 전부터 부대 청소와 정리에 차출돼 그야말로 난리가 난다는데요. 훈련과는 별도로 강제된 엄청난 강도의 청소와 정비 노동 덕분에 출연 연예인들에겐 깨끗하고 질 좋은 장비와 시설이 제공되는데, 이를 보는 부대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다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특정 구역으로의 통행이 제한돼 이동이 불편해지고, 일과를 마친 시간 이후에도 촬영 때문에 강제적으로 훈련에 동원되기도 했다는데요.

일례로 진짜사나이 출연자 중 한 명이었던 가수 딘딘은 해병대편 촬영 마지막에 한 병사가 다가와서 촬영팀을 향해 욕을 했으며, 이유는 1년에 단 네 번만 하면 될 훈련을 촬영 탓에 일주일에 무려 여섯 번을 해야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오죽하면 “진짜 사나이 촬영 오는 게 사단장 오는 것보다 더 무섭다”는 우스갯소리가 부대원들 사이에서 나돌 정도였다고 하니, 진짜사나이의 민폐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되죠.

진짜 사나이가 끼친 민폐의 대상은 군 부대원들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직업으로서의 군인을 고민하는 취업 준비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는데요.


앞서 언급했듯 진짜 사나이는 현실을 왜곡하고 군대를 미화한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은 바 있는데, 실제로 진짜 사나이가 방영되던 당시 방송을 보고 매력을 느껴 해군사관학교에 지원했다가 현실을 깨닫고 입학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속출했다고 전해집니다. 

나라를 지키는 국군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관심을 환기한다는 측면에서 진짜 사나이라는 프로그램은 박수를 받을 만합니다. 그러나 그 결과물이 현실과 방송의 괴리감을 강화하고, 군 부대의 홍보라는 미명 아래 너무 많은 부대원들의 희생이 강요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보이네요.

1위 정글의 법칙

개그맨 김병만을 주축으로 생존 기술이 전혀 없는 연예인들이 아프리카 등의 오지에서 살아남는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방송 초반만 해도 연출을 최소화한 리얼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기존 예능에서 느낄 수 없었던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유발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는데요. 


지난 2019년 태국 남부에 위치한 꺼묵섬에서 촬영을 진행한 정글의 법칙. 지금까지 그래왔듯 출연진들은 현장에서 사냥하고 채집한 먹거리를 맛있게 먹는 모습으로 정글에서 살아남는 재미를 선보였는데요.

이 과정에서 바닷속에 자리한 대왕조개를 무려 3마리나 채취하는 데 성공,이후 출연자들이 사이좋게 나눠 먹는 모습이 다음 회 예고편에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죠. 여기까지는 그간 정글의 법칙이 선보인 구성과 별다를 게 없었지만, 이들이 먹어치운 대왕조개의 정체가 문제였습니다.


알고 보니 정글의 법칙 제작진이 잡아서 그 자리에서 맛있게 먹은 대왕조개가 세계에서 가장 큰 조개이자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이었던 것인데요. 태국 농림부에서는 이 대왕조개를 멸종 위기에 놓인 수생 동물로 지정했고, 불법으로 채취할 경우 2만 바트, 우리 돈 약 76만 원 이하의 벌금과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국내는 물론 태국 현지에서까지 엄청난 비난에 직면한 제작진은 “현지 공기관의 허가 하에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촬영했다”며 “촬영 때마다 현지 코디네이터가 동행했다”고 해명, 불법적인 부분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는데요.

제작진의 주장만 놓고 보면 억울할 것도 같은데,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현지 공기관인 국립공원 대표는 대왕조개 사냥 장면을 촬영할 때 제작진들이 관계자들에게 위치를 알리지도 않았을 뿐더러 애초에 대왕조개를 채취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과 법률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죠. 


태국 관계자의 주장에 바로 꼬리를 내린 정글의 법칙 제작진. 하지만 곧바로 머리 숙여 사과해도 모자를 판에 적반하장으로 대처한 데 분개했는지 태국 국립공원 관계자들은 제작진에 대해 경찰 수사를 요청하며 일이 커지기 시작했는데요. 국내에서도 비난이 가속화되는 한편, 정글의 법칙 폐지와 더불어 관련 제작진의 엄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할 정도였죠.

반발이 거세지자 SBS 측은 사내 조사를 거쳐 예능본부장과 총괄 프로듀서 등 관계자에 대한 엄중 징계를 내렸고, 해당 회차를 담당한 PD는 연출에서 배제하며 논란은 일단락 됐다고 하네요.


지난해엔 <집사부일체> 제작진과 출연진이 미국 캘리포니아의 지역 주민들로부터 사기, 특수주거침입, 재물손괴, 도로교통법 위반 등을 이유로 고소를 당하며 또 한 차례 예능 프로 민폐 논란이 불거진 바 있죠.

사소하게는 주차 문제, 통행 방해, 소음 발생 문제는 물론, 욕설에 과격한 밀치기까지!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촬영인 만큼 앞으론 보다 신경써서 민폐를 끼치는 일이 없어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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