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게 욕을 먹더라도 잠깐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노이즈 마케팅’ 기법이 두루 활용되고 있습니다. 연예인들의 경우 소속사의 주도 아래 노이즈 마케팅의 주인공이 되곤 하지만, 개중에는 원치 않게 마케팅의 주인공이 돼 피해를 입는 사례도 있다는데요. 오늘은 쓰레기 같은 노이즈 마케팅에 희생당한 여자 연예인 TOP3를 알아보겠습니다.

TOP 3 클라라

영화 홍보 과정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제작보고회 현장. 기자들이 한데 모인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화제성을 높이기 위해 감독 및 배우들은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미처 알려지지 내용을 공개하곤 하는데요.
지난 2015년 개봉한 영화 <워킹걸> 제작보고회 현장에서는 성인 용품 가게를 운영하는 여성과 워커홀릭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의 파격적인 소재만큼이나 모두를 놀라게 만든 쇼킹한 에피소드가 전해져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한창 촬영 당시의 에피소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가운데 정범식 감독은 “클라라가 촬영을 위해 성인 기구를 직접 써봤다고 말하며 신음 소리가 녹음된 핸드폰을 꺼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이어 “같이 핸드폰을 앞에 놓고 들었는데 흥분 상태가 아니라 패닉 상태가 왔다. 주인공이 오르가즘을 느끼는 독특한 장면인데 아마 많은 남성들이 매혹적으로 느끼실 거다”라며 클라라와 단둘이 나눴던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를 만천하에 공개했죠.
자리에 함께 있던 조여정, 김태우 역시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놀라워하는 한편, 프로페셔널한 클라라의 열정을 칭찬하는 등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런 내밀한 이야기를 공개된 자리에서 해도 되는 건지 의아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클라라와 사전에 협의된 내용이었다면 영화 홍보를 위해 문제될 건 없어 보였는데요.
하지만 정범식의 폭로(?)가 이어진 직후 클라라의 낯빛은 급격히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눈에는 눈물까지 고인 것으로 보아 이날 정범식 감독의 발언은 클라라와 전혀 상의되지 않은 돌발 행동으로 보였죠.
정범식 감독은 배우의 연기에 대한 열정을 칭찬할 순 있어도 굳이 남들이 알 필요도 없는 사적인 에피소드를 이용, 불필요한 정황 묘사까지 더해 수치심을 안겼습니다. 클라라가 아무리 섹시 컨셉으로 이름을 알렸어도 여자로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수치심은 느끼게 마련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맥락도 이해하지 못한 채 선을 넘은 감독을 향한 비난 여론은 거세졌고, 이후 정범식은 “클라라의 열의를 칭찬하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는데요. 섹시 컨셉으로 뜬 클라라의 기존 이미지를 더욱 고착화한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한 발언이라는 반응을 자아냈습니다.
어쩌면 그런 이미지를 가진 클라라라면 이해해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클라라의 평소 이미지를 악용한 영화 노이즈 마케팅을 한 건 아닐지 합리적인 의심이 드네요.

TOP 2 이의정

지금의 ‘셀럽파이브’처럼 개그우먼 심진화, 장경희, 故김형은이 의기투합한 개그그룹 ‘미녀삼총사’는 2006년 이벤트 음반 ‘운명’을 발매했는데요. 홍보를 위한 뮤직비디오 촬영을 앞두고 배우 이의정을 주연으로 섭외하면서 전에 없던 화제를 모았습니다. 당시 이의정이 뇌종양 투병 중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세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투병 중이라고 해서 병상에 누워있어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연기를 향한 열정만 있다면 얼마든지 배우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그간 활동이 뜸했던 이의정의 뮤직비디오 출연 소식은 반가웠습니다. 적어도 뮤직비디오의 줄거리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그랬죠.
운명이라는 노래의 뮤직비디오 줄거리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한 여성이 사랑하는 남자를 두고 죽음을 맞이하는 내용이었는데요. 실제로 뇌종양을 앓고 있는 이의정이 죽음을 앞둔 백혈병 환자를 연기하다니…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비슷한 상황에 미녀삼총사의 뮤직비디오 촬영 소식은 초반부터 엄청난 화제를 불러모았죠.
이의정 본인이 뮤직비디오 줄거리를 모른 채 촬영에 임하진 않았을 테니 미녀삼총사 측을 비난하기엔 무리였습니다. 하지만 곧 이의정의 뮤직비디오 촬영 소식을 이용한 이들의 과도한 마케팅은 네티즌들의 눈총을 사기 시작했는데요. 실제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이의정으로 제대로 화제를 모아보려고 작정한 건지 치료 목적으로 머리를 삭발한 이의정이 뮤직비디오 촬영장에서 가발을 벗어 그 모습을 공개한다는 둥 자극적인 언플을 감행했습니다.
심지어 촬영 현장에 기자와 방송 매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이의정이 촬영 중인 모습을 취재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까지 했습니다. 촬영에 앞서서는 기자회견까지 진행됐습니다. 통상 앨범 발매를 전후로 진행되는 기자회견이라고 하면 가수가 인터뷰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날 기자회견에는 미녀삼총사가 아닌 이의정 등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배우들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실제 의도가 어떻든 간에 뇌질환을 앓고 있는 연예인의 특수성에 기댄 일차원적인 마케팅이라는 데 의견을 달리할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요. 이의정 모친의 말에 따르면 이의정은 투병 중 몸은 아팠지만 배우 일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전했다고 합니다. 거기다 평소 미녀 삼총사 세 사람과 친분이 있었기에 후배들의 출연 요청을 마다할 이유는 없었겠죠.
하지만 꼭 그렇게 ‘뇌종양’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선넘은 노이즈 마케팅을 할 필요까진 있었을까요?

TOP 1 전은진

세바퀴는 2013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엄마와 딸이 함께 출연하는 모전여전 특집을 선보였습니다. 여성 게스트들 대부분은 어머니와 함께 동반 출연을 했고 이 가운데 민지영, 김준희 등은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감동이 깃든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평소의 왁자지껄한 세바퀴와는 다르게 가슴 훈훈해지던 것도 잠시,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2>를 통해 가요계에 데뷔한 신인 전은진의 토크가 시작되며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됐습니다. 이유는 전은진의 엄마와 관련된 에피소드 때문이었는데요.
다른 출연자들이 엄마와 나란히 앉아 있던 것과 달리 게스트인데도 엄마 없이 혼자 등장한 전은진은 MC들의 질문에 “어머니가 6살 때 돌아가셨다”고 전하며 주변을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충격적인 이야기가 공개됐는데요.
어머니가 돌아가신 그 순간을 직접 목격했다는 전은진은 “가족들과 함께 목욕탕을 갔다. 엄마는 평소 고혈압이 있으셔서 탕에 들어가는 걸 꺼려하셨는데 그날은 들어가셨다”며 이후 벌어진 안타까운 순간을 자세히 설명했고,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MC와 게스트들도 6살짜리 어린아이가 받았을 충격과 상실감에 말을 잇지 못했고, 스튜디오에는 이내 슬픔이 감돌았죠.
신인 연예인의 가슴 아픈 가정사를 이용해 필요 이상으로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한 세바퀴를 향한 비난이 속출한 것인데요.해당 장면이 전파를 탄 직후 세바퀴 시청자 게시판을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 일대는 난리가 났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해당 회차는 모녀 특집으로 구성돼 전은진의 토크 이전에 여러 연예인 모녀들의 애틋한 관계가 강조되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엄마를 어린 나이에 잃은 전은진이 어떤 감정을 느꼈을 것이며, 심지어 잊고 싶은 그날의 기억을 상세히 묘사해야 하는 건 전은진 입장에서 고역 아니냐는 질타가 이어지는 건 너무도 자명해 보였죠.
파장이 거세지자 “전은진의 가요 데뷔 시기와 가정의 달 특집이 맞물린 터라 이런 일이 발생했다” “신인의 첫 예능 방송분을 통편집 할 수 없어 내보내게 됐다”며 고의성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전은진 역시 사전 인터뷰를 통해 가정사 언급을 각오한 상태였다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보는 시청자들은 물론 전은진 본인에게도 어느 정도 거부감을 자아냈을 방송 내용을 향한 시청자들의 분노는 쉽게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대중들이 느끼는 자극의 역치가 높아지면서 웬만큼 세고 자극적인 이야기가 아니면 주목을 받기 쉽지 않은 현실이죠.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대중의 시선을 갈구하기 이전에 인간적인 도리로서 지켜야 할 선이란 게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