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게는 참가자들의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참가자에게는 스펙은 물론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는 여러 공모전들! 상품이라 하면 고액의 상금부터, 특별 채용까지 참으로 다양한데요.

하지만 모든 공모전 입상자들이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오늘은 <상금 안 주고 아이디어만 먹튀한 공모전 TOP3>에 대해 알아볼게요.

3위 댄스업 디자인 공모전

대만에서 개발돼 태국, 싱가포르, 말레시아 등 여러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누적 다운로드 수 550만 건을 기록한 모바일 댄스게임 어플 <댄스업>.

댄스업은 사용자가 음악과 함께 3D 캐릭터의 댄스를 즐기는 게임으로, 지난 2015년 우리나라에도 상륙한 바 있는데요. 게임 어플에서 퀼리티 높은 디자인은 유저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게임 배경에서부터 아바타, 아바타가 착용하는 각종 아이템까지 유저의 흥미를 끌 만한 요소들이 곳곳에 배치돼야 전체적인 완성도는 물론 소위 ‘현질’이라고 불리는 현금 결제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댄스업에서는 한국 진출과 동시에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뛰어난 디자인 실력을 자랑하는 일반인들의 참여를 독려했는데요.


그러나 수 개월 후 해당 공모전에서 탈락한 A씨가 인터넷에 올린 게시글이 논란을 자아냈습니다. 평소 댄스업 게임을 즐기던 A씨는 공모전 개최 소식을 듣고 천사와 악마 컨셉의 날개 디자인을 구상해 참가했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는데요.


하지만 얼마 후 A씨는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댄스업 측이 탈락 처리한 자신의 날개 이미지를 그대로 게임 속 캐릭터에 적용, 창작물을 무단으로 도용하는 범죄를 저지른 것인데요.

누군가 창조한 디자인을 사용하려면 그에 맞는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죠. 저작권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개념도, 이해도 없어 보이는 댄스업의 만행은 곧 일파만파 퍼졌고, 이어 그동안 유명 애니메이션부터 브랜드까지 교묘히 베껴 그리는 수법으로 수많은 표절을 자행한 사실이 드러나 뭇매를 맞았습니다. 

2위 KBSN 프로그램 기획안 공모전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등 인간의 지적활동으로 만들어지는 무형의 지적재산권은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죠. 표절이다, 아니다를 놓고 첨예한 대립이 자주 펼쳐지는 분야 역시 이쪽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난 2015년 공영 방송사 KBS 역시 관련 논란에 이름을 올리며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KBS의 자회사 KBSN 채널은 2015년 무려 1억원에 달하는 상금을 내걸고 <2015 대국민 프로그림 기획안>이라는 대규모 공모전을 개최했는데요.

KBSN 채널에서 편성 가능한 예능 프로그램 기획안을 제출하는 공모전으로, 거액의 상금도 상금이지만  1등에게는 KBSN 입사 기회까지 부여되는 파격적인 특전이 눈길을 끌며 대학생, 취업준비생, PD 지망생 등 약 2,600명이 참가했습니다. 


그러나 참가자들의 열렬한 관심과 비례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는데요. 결과가 공개되기 전부터 “지원자 아이디어로 프로그램 만드는 거 아니냐” “내용증명이라도 하나씩 해두길” 등  부정적인 시선이 거둬지지 않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공모전 시작 약 2주 후 2차 심사가 시작되는 날 KBSN 측이 “1차 심사 통과작이 없다”며 돌연 행사 취소를 통보한 것입니다.1등만 공석으로 남겨 놓는 사례는 있어도 수천 편의 기획안을 받아놓은 뒤 판 자체를 엎어버리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KBSN의 일방적인 취소에 갑질이라는 비판과 함께 원래부터 작품 선정 의도가 없었던 ‘대국민 사기극’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


논란이 거세지자 KBSN 측은 “공모작을 모두 폐기할 예정이며 아이디어 도용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미 예능국PD를 비롯한 10명 이상의 방송국 관계자들이 기획안을 검토, 심사했다는 점은 향후 응모작과 비슷한 예능 프로그램이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공모전 준비를 위해 컨셉부터 출연자, 내용, 구성까지 오랜 시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세부 기획안을 작성했을 응모자들. 이들의 노고를 깡그리 무시한 채 단지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회 자체를 취소하는 건 쉽게 납득되지 않네요. 

1위 애플 사진 공모전

특유의 카메라 색감이 극찬을 받으며 충성도 높은 유저들의 호평을 자아내는 아이폰! 아이폰의 카메라는 아이폰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애플 측에서도 자사의 아이폰 카메라 기능에 주목하며 2019년 아이폰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애플 사진 공모전 <Shot on iPhone>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전세계 아이폰 사용자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아이폰의 카메라 기능까지 자연스럽게 홍보할 수 있는 똑똑한 공모전이 아닐까 싶은데요.

하지만 애플의 공모전 기획 방식은 똑똑하지 못했습니다. 2019년 1월부터 한 달간 제출된 응모작들은 공식 백악관 포토그래퍼, 시각 예술 아티스트, 여행작가 등 유수의 심사위원단의 평가를 거쳐 총 10개의 수상작으로 좁혀졌는데요. 


얼핏 봐도 핸드폰 카메라로 찍었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퀄리티의 작품들은 곧 각국 도시의 옥외광고, 애플 리테일 온오프라인 스토어에 실리는 영예를 누리게 됐습니다.

그런데, 뭔가 한 가지 빠진 것 같지 않나요? 맞습니다. 황당하게도 애플에서 주최한 사진 공모전에는 입상자들에게 제공되는 상금이나 상품이 없다고 합니다.  


애플이 입상자들에게 제공하는 유일한 ‘상’은 다름 아닌 노출! 10명의 수상자는 어떠한 종류의 대가도 받지 못한 채 자신이 찍은 사진에 애플의 로고가 박혀 어딘가에 노출된다는 사실에 만족해야 하는 것이죠.


물론, 사전에 애플 측에서 공모전 약관에 “상품에 현금은 없습니다”라고 확실히 명시했다는 점에서 법적으로 문제될 소지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의 거대 기업이 자사의 유명세를 이용하여 사용자들을 상대로 사진 출품을 권장하고, 이를 통해 받은 사진을 브랜드 프로모션, 마케팅에 이용하는 건 일종의 약탈 행위 아닐까요?

사진 공모전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애플은 “수상자에게는 광고판 및 기타 애플 마케팅 채널에 대한 라이센스 비용이 지급됩니다”로 공모전 약관 일부를 수정하며 부랴부랴 성난 민심을 잠재웠다고 하네요. 


공모전이 기업과 응모자 모두에게 윈윈 효과를 가져다주면서 최근에는 일반 대기업은 물론 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들까지 다양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그만큼 아이디어 도용과 관련한 피해자들의 불만도 속출하는 상황입니다. 실제 아이디어 탈취로 간주돼도 처벌이 시정, 권고 수준에 그치는 경우도 많죠. 피땀 어린 노력이 깃든 창작자들의 지적 창작물이 보다 나은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지적 재산권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개선은 물론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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